폐경기 여성의 갱년기 증후군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방법 중 호르몬 치료제 복용이 있다. 하지만 장기간 적용 시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여성들이 꺼리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호르몬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난소’를 개발해서 폐경기 여성들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팀은 간단히 주사로 주입하는 세포 기반 ‘인공 난소’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공 난소’는 여성의 난소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를 분리한 생체 재료를 사용, 안전한 것은 물론 주입 후 스스로 호르몬도 잘 분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렬 교수는 “세포 기반 인공 난소는 체내의 호르몬 자가조절 기전에 의해 조절‧분배되기 때문에 호르몬 약물 치료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 난소 개발에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 양충모 박사, 서울의대 양희선 박사과정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Biomaterials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갱년기는 여성의 삶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에 시작한다. 이 시기 여성의 난소 기능은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난소 기능 저하는 여성 호르몬 분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폐경기 여성이 호소하는 주요 갱년기 증상은 △월경 중단 △안면홍조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기분 변화 △수면장애 등 다양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 ‘갱년기 증후군’ 주요 증상(힐팁 DB)
-안면 홍조
-관절통
-근육통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체중 증가
-복부 비만
-가슴 두근거림
-불안
-불면

폐경기 여성의 ‘호르몬 치료’는 급격히 줄어드는 호르몬을 보충해서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 이 같은 호르몬 치료는 약물 복용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데,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돼서 많은 여성들을 고민에 빠뜨린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팀은 호르몬 약물 치료를 대체하고, 신체에 안전한 여성 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는 세포 기반 인공 난소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교수팀은 난소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를 분리해서 주사로 주입하는 미세 크기의 난소 세포 하이드로겔 구조체를 제작했다. 

이는 난소와 유사한 구조로, 세포끼리 상호 작용하며 호르몬을 스스로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90일간 체외 배양에서 세포 기반 인공 난소가 난소 호르몬을 성공적으로 생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이를 폐경 쥐 모델에 주입하고, 대조군인 △난소 유지 △난소 절제 △호르몬 약물치료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공 난소를 주입한 쥐 그룹은 여성 호르몬 수치가 증가했다. 아울러 △체중증가 △골다공증 등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도 완화됐다. 

특히 호르몬 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유방암 위험성이 낮아졌다.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방 조직 과형성이 발생하지 않았고, 유방암 관련 표지자들의 발현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생체 재료를 활용해서 주사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인공 난소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폐경기 여성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호르몬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인공 난소의 후속 연구를 통해 사람의 자가세포 또는 유도된 세포를 활용한 세포 기반 폐경기 호르몬 치료가 실현되면, 기존 약물 호르몬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황운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