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한 혈액 진단키트로 우울증 환자의 자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개발됐다.
자살자의 뇌 조직에 있는 특정 유전자가 손가락 끝 같은 말초혈액에서도 확인된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우울증의 증상 정도도 구분할 수 있다.
자살의 주요 원인인 우울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진단 과정은 설문 검사와 정신건강 전문의 상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화순전남대병원 병리과 김형석, 버의학 이수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민 교수 연구팀은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2개를 발굴하고, 특허를 출원했다고 2일 밝혔다.
2개의 바이오마커는 △자살을 예측할 수 있는 혈액 바이오마커 △우울증의 중증도를 평가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다. 연구팀에 따르면 바이오마커를 이용해서 임신‧코로나19 진단키트처럼 간편하게 객관적인 검사가 가능하다.
김형석 교수는 “생물학적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사망 종류 판별은 법의학의 새로운 과학적 접근 방식”이라며 “이번 연구는 우리 사회의 큰 난제인 자살 예방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오마커는 질병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암을 비롯해서 뇌졸중, 치매, 정신건강 등을 진단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는다.
이번 바이오마커 발굴과 특허 출원 성과는 전남대 의학과 학생 연구원들의 노력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이수현(2학년)‧김민하(1학년)‧김소연(석사) 연구원은 자살로 판정된 뇌 조직에서 일반 사망자와 비교 시 특이하게 발현되는 유전자를 발굴한 후 이 유전자가 말초혈액에도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후 전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서 실제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100여 명의 주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자살 위험 가능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바이오마커 3종을 개발했다.
이 바이오마커들은 기존 우울증 설문지(PHQ-9)보다 높은 정확도로 자살 위험군을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특정 바이오마커를 통해서는 주요 우울 장애 환자의 중증도를 경증 우울증과 구분하는데 성공했다. 이 성과는 앞으로 치료 과정의 모니터링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 ‘우울증’ 의심 증상(힐팁 DB)
-활동량이 감소했다
-평소 흥미를 느끼던 일에 관심이 줄었다
-최근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감이 이어진다
-불면증이 생겼다
-신체 곳곳에 통증이 있다
-식욕이 증가 또는 감소했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 것 같다
-무기력하고,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극단적인 생각을 한 적이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이 가능합니다. ‘마들랜’은 카카오톡 채널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