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의 공기 통로가 막혀서 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밸브 협착’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제시됐다.
검사법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의료진이 면봉을 이용해서 환자의 콧속을 누르는 ‘변형 코틀 검사’와 음파를 발생시켜서 반사되는 음향 신호를 분석하는 ‘음향 비강 통기도 검사’다.
강동경희대병원 이건희 교수 연구팀은 콧속 비밸브(INV‧Internal Nasal Valve) 협착의 정확한 진단을 위한 새로운 평가 기준을 2일 소개했다.
현재 비밸브(INV) 협착 진단은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캔을 이용한 각도 측정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환자의 해부학적 차이나 점막 상태에 따라 오차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건희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변형 코틀 검사와 음향 비강 측정기를 통해 콧속 비밸브 협착을 보다 정확히 진단할 수 있었다”며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비밸브 협착 지속 시 다양한 질환 동반
콧속 비밸브는 코의 내부에서 위쪽에 있는 공기가 흐르는 좁은 통로다. 이 통로가 좁아지는 것을 ‘비밸브 협착’이라고 한다.
발병 원인은 대부분 비중격이 휘어지거나 코의 측벽이 약해진 것이다. 비밸브 협착이 생기면 공기 통로가 좁아지면서 공기 저항이 증가해, 코막힘을 겪는다.
비밸브 협착이 지속하면 단순한 코막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호흡 관련 질환이 동반하거나 악화한다.
우선 콧속 염증이 발생하고, 심해지면 부비동염(축농증)이 만성화될 수 있다. 공기가 원활하게 통과하지 못하면 천식, 알레르기 비염 증상도 더 심해진다.
공기 통로가 좁아지면서 수면 중 숨이 막히는 증상이 반복하면 수면무호흡증도 나타난다.
▶비밸브 협착 진단 새 기준 정확성↑
이건희 교수 연구팀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비밸브 협착 수술을 받은 93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18세 이상 성인이며, 만성 부비동염이나 코 폴립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는 제외했다.
93명 환자에게 △변형 코틀 검사 △음향 비강 통기도 검사 △3D CT 검사 등 3가지 검사로, 비밸브의 단면적을 3회 측정했다.
‘변형 코틀 검사’는 의료진이 면봉을 사용해서 비밸브 부위를 지지한 상태에서 환자가 숨을 들이마시도록 해, 코막힘이 완화되는지 확인한다. 이 검사를 통해 코막힘이 개선됐다고 느끼면, 비밸브가 협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향 비강 통기도 검사’는 음향 비강 측정기를 이용해서 콧속으로 음파를 발생시켜, 반사되는 음향 신호로 비강의 단면적과 구조적 변화를 살핀다.
‘3D CT 검사’는 비밸브의 △면적 △부피 △각도 △측벽 두께를 측정한다. 연구팀은 3가지 검사를 통해 비밸브 협착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협착 환자 그룹과 비협착 그룹 간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비밸브 협착이 있는 환자는 CT 검사에 따른 비밸브 단면적보다 음향 비강 통기도 검사 시 단면적이 더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음향 비강 통기도 검사를 통해 얻은 비밸브 최소 단면적이 더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건희 교스는 “음향 비강 통기도 검사와 변형 코틀 검사를 기반으로 한 비밸브 협착의 새로운 진단 평가 지표는 진료의 정확성을 높일 것”이라며 “비밸브 수술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서 향후 관련 치료의 표준화를 도울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