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소아청소년들의 당뇨병 발생이 최대 40%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가 아이들의 당뇨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았으며, 신체 활동 감소 등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까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아시아 소아청소년 당뇨병 발생률 변화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특히 코로나19와 소아청소년 당뇨병 발생 간의 연관성에 대한 상반된 연구 결과들이 나와서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다혜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국 소아청소년에서 새롭게 발병한 1형 및 2형 당뇨병’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재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화영‧김재현 교수, 고대안산병원 박지영 교수가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12월 9일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학술지 ’JAMA Pediatrics‘ 온라인판에 게재되며 주목 받았다.
이다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선 코로나19가 창궐 후 둘째 해까지 소아청소년의 당뇨병 발생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신체 활동 감소, 비만 증가 같은 팬데믹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7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중 1형 및 2형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 1만3639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기간에 비해 팬데믹 이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기간에 소아청소년의 1형 당뇨병은 1.19배로 약 20%, 2형 당뇨병은 1.41배로 약 40% 급증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감염 여부는 당뇨병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진단 시 PCR 검사가 필수였던 2020년 3월~2022년 2월까지 코로나19 감염 소아청소년 환자와 비감염 환자의 당뇨병 발생률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팬데믹 첫해인 2020년 기준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동반율은 △1형 당뇨병 31.3%→42.8% △2형 당뇨병 2.9%→6.0%로 늘었다. 다음 해인 2021년에는 각각 34.5%와 3.2%로, 이전 수준과 비슷하게 회복했다.
그러나 1형 당뇨병의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 시 중환자실 입원율은 팬데믹 이전 8.3%에서 팬데믹 이후 첫해인 2020년 14.3%, 2021년 13.1%로 증가한 채 유지됐다.
‘당뇨병성 케톤산증(DKA‧Diabetic Ketoacidosis)’은 △고혈당 △대사성 산증 △케톤증을 특징으로 한다.
※ 당뇨병의 가장 심한 합병증 ‘당뇨병성 케톤산증’ 증상(힐팁 DB)
-피로
-구토
-탈수
-복통
-저혈압
연구팀은 아시아 국가 기반 연구로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 소아청소년의 1형‧2형 당뇨병 발생률과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재현 교수는 “이번 연구가 당뇨병 예방‧관리에 대한 정책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고, 향후 공중보건 위기 시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