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심혈관 질환자가 우울증이 겹치면 생명을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65세 미만 협심증‧심근경색증 환자가 우울증이 있는데 막힌 혈관을 뚫는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으면 뇌졸중과 조기 사망 위험이 평균 26%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천대영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10월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민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과 관상동맥중재술 후 뇌졸중 위험 증가에 대한 새로운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우울증이 있는 심혈관 질환자는 시술 전후 정신건강평가 및 우울증 관리를 통해 환자의 예후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데이터를 이용해, 2010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피부를 통해 진행하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16만4198명을 분석했다. 이들 중 이전에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2만8560명(17.4%)이었다.
연구팀은 우울증을 진단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심혈관 질환 치료 후 △급성 뇌졸중 발생 △조기 사망 위험 △관상동맥 재개통 시술 또는 관상동맥우회술 시행 여부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증이 있는 그룹 2만8560명 중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후 급성 뇌졸중을 겪은 환자는 1468명(5.7%)이었다. 하지만 우울증이 없는 그룹은 13만5638명 중 4748명(3.5%)으로, 2.2%p 낮았다.
변수를 조정하면 우울증이 있는 그룹은 우울증이 없는 그룹보다 급성 뇌졸중 위험이 27% 높은 것이다.
또 조기 사망 위험도 우울증 그룹이 우울증이 없는 그룹보다 25% 높았다. 이 수치는 우울증 기간이 5년 이상이면 5년 미만일 때보다 7% 상승했다.
우울증 그룹은 심장 혈관이 다시 막혀서 재개통 시술을 받거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을 위험도 8% 상승했다.
※ 우울증 자가 진단(힐팁 DB)
(주요 우울장애 DSM-V 진단기준. 5가지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면 주요 우울장애 가능성이 높다. 1번과 2번 중 한 가지는 꼭 포함돼야 한다.)
① 재미있는 일이 없다
② 계속 우울하다
③ 잠이 오지 않거나 또는 너무 많이 잔다
④ 피로하거나 기운이 없다
⑤ 생각, 감정, 행동이 쉽게 흥분되거나 둔해진다
⑥ 살이 빠지거나 찌고, 식욕이 감소하거나 증가한다
⑦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판단력이 흐려진다
⑧ ‘나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 또는 엉뚱한 죄책감이 든다
⑨ 죽음에 대한 생각이 계속 든다
연령별 분석에선 65세 미만인 그룹의 우울증과 관련된 뇌졸중 위험이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5세 이상 그룹에서 19% 증가한 것에 비해 2.5배 높은 수치다.
아울러 65세 미만 그룹은 65세 이상 그룹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뛰었다.
이외에 연구 대상자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나이가 많고, 여성이거나,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심방세동‧만성신장질환 등의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민우 교수는 “최근 65세 미만에서 심혈관 질환과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젊은 심혈관 질환자 치료 시 정신건강검진과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 개입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이 가능합니다. ‘마들랜’은 카카오톡 채널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