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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 낮추려면
우리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 낮추려면
미디어 등 사회‧환경적 요인도 살펴야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4.09.3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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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이 수치는 높은 비율일까요, 낮은 비율일까요? 어떤 상황에 적용하는지에 따라서 다를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의 청소년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청소년 자살시도율이 3.2%에 이릅니다. 성별로는 여학생 3.9%, 남학생 2.5%입니다. 

청소년 자살시도율은 중‧고등학생들 중 최근 12개월 동안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학생들의 백분율입니다. 이 중 일부는 실제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은 일반인보다 20~30배 이상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권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으며, 청소년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을 높이는 단초는 심리적‧정신적 요인 등 다양합니다.

특히 최근 연구 결과 자살 관련 미디어 노출에 민간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돼 사회‧환경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주변인이 자살하거나,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으면 자살 위험이 커졌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의 도움말로 위기에 빠진 우리 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는 자살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청소년 자살 위험 요인 ‘3가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살 관련 미디어에 노출되거나, 주변인 중 자살 사망자가 있고, 힘들지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을 때 자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여성 청소년들은 남성 청소년들에 비해 그 위험이 더 높았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장)와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 배미남‧안우휘‧전혜진‧김민지 등이 최근 청소년 2225명을 대상으로 자살 유발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에 미치는 요인과 자살 고위험군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분석해, 효과적인 청소년 자살예방 서비스 등 관련 정책 추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뤄졌습니다. 

강승걸 교수는 “청소년 자살 위험은 개인적 특성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환경적 요인과 연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는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한 개인 및 사회‧환경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위험군 40% “자살 예방 힘들어” 답해

 

이번 연구에서 강승걸 교수팀은 전체 대상자 2225명을 자살 위험성 평가 척도 기준에 따라 △자살 고위험군 316명(14.2%) △자살 저위험군 1909명(85.8%)으로 나눠서 자살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대상자는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2~18세 청소년 중 지원자로 구성됐고, 구조화된 설문지를 사용했습니다. 

연구 대상자 중 남성은 849명(38.2%), 여성은 1376명(61.8%)이었고 평균 연령은 15.4세였습니다. 재학 중인 기관의 비율은 고등학교 54.5%(1213명), 중학교 43.4%(966명)였습니다. 

분석 결과 미디어를 통해 자살 장면 관련 장면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비율은 72.5%(229명)로, 저위험군의 51.2%(977명)보다 높게 나타나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습니다. 

또 주변인 중 자살사망자가 있는 경우는 고위험군이 17.1%(54명)로, 저위험군의 5.9%(112명)보다 높았습니다. 

아울러 자살 고위험은 사회적 지지세력도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지지체계가 없는 비율은 고위험군이 19.6%(62명)로, 저위험군 4.0%(77명)보다 높았습니다. 

이와 함께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은 고위험군이 69.3%(219명)로서 저위험군 91.2%(1741명)보다 낮았습니다. 

▶개인‧사회‧문화‧생물학적 등 다면적 접근 필요

강승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우선 또 자살 유해‧유발 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자살 관련 미디어가 자살 위험성과 연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미디어‧온라인 모니터링 및 캠페인 등을 통해서 자살 예방의 올바른 이해와 인식 개선을 도와야 합니다. 

아울러 주변인 자살 사망자 여부가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보건복지부 자살유족 원스톱 서비스 지원 사업 시범운영 등으로 자살유족에 대한 다각적인 서비스 지원과 자살 사후대응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이와 함께 ‘어렵고 힘들 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높은 만큼 또래와 교사의 ‘생명지킴이 교육’으로 안전망을 구축하고, ‘자살예방 교육 의무화’ 같은 올바른 자살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강승걸 교수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은 개인적인 요인과 함께 사회‧문화‧생물학적 요인 등까지 다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다양한 요인을 분석해서 청소년 자살예방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 논문 초록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개최하고 복지부 후원으로 열린 ‘2024년 제18회 자살예방종합학술대회’에서 ‘인천광역시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 및 자살예방 인식도 관련 요인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는 2011년 인천시에서 설치해, 현재 가천대 길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택시, 약국, 학원, 병원, 간호사, 종교계 등 분야별 생명지킴이 양성을 통해서 지역사회 자살 예방을 위한 촘촘한 사회 안전망 강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이 가능합니다. ‘마들랜’은 카카오톡 채널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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