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없는 코로나19 펜데믹의 영향으로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마음챙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진짜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보스풀니스(Bothfulness‧양쪽챙김)’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습니다. 몸을 돌보는 것이 곧 마음을 돌보는 것이고, 마음을 돌보는 것이 곧 몸을 돌보는 것입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의 도움말로 몸과 마음을 통합해서 챙기는 보스풀니스 라이프 중 ‘휴식’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피로, 여러 증상 동반하는 ‘증후군’
미국의학회는 2015년 만성피로증후군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주요 3가지 증상은 아래의 자가 진단에서 붉은색으로 표기된 항목처럼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경우 △운동 후에 하루 종일 불편감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외에도 두통이 자주 있거나,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목과 겨드랑이에 있는 림프절이 붓거나, 관절이 아프고 근육통이 있는 경우 등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만성피로 자가 진단에 포함됩니다.
이처럼 피로는 한 가지 질환이라기보다 여러 증상을 동반하는 증후군입니다. 우리 몸은 뇌하수체부터 부신‧갑상선 등 여러 면역반응체계가 작동해서 피로나 스트레스에 대응합니다.
※ 만성피로증후군 자가 진단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됐나요?
-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나요?
- 운동 후 24시간 이상 불편감이 있나요?
- 평소와 다른 두통이 자주 있나요?
-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나요?
- 목과 겨드랑이 림프절이 있는 부위가 붓고 아픈가요?
- 어깨, 허리, 다리 등 근육통이 있나요?
- 관절이 아픈가요?
- 목 안이 붓고 통증이 있나요?
- 어지럽고 시야가 흐린가요?
- 전에 비해 이유없이 식욕이 떨어졌나요?
스트레스는 정서나 신체적 긴장 상태를 뜻하는데, 새로운 변화나 환경에 적응할 때 느끼는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반응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발생해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적응해서 외부 반응에 이겨낼 수 있는 저항력과 회복력을 갖습니다.
하지만 피로와 스트레스가 지나치게 누적되면 특정 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몸의 반응체계가 무너지고, 면역체계도 감퇴합니다. 혈압이 올라가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불안한 마음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 등 각종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오랜 기간 지속하면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관절통 △식욕 부진 등의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이어집니다.
더 나아가 불안증‧우울증 등 소위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무기력증과 자기혐오 등이 찾아오는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에 빠지기도 합니다.
※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나타나는 문제
- 수면장애
- 집중력 저하
- 관절통
- 식욕 부진
- 번아웃 증후군
▶우리 몸은 피로를 이길 힘이 있다
피로는 정신이나 신체적으로 지친 상태입니다. 많은 부분 주관적인 느낌으로 때때로 우리는 말이나 행동을 통해 자신을 ‘피로’라는 틀에 가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 잠을 못 자면 어떡하지?’ ‘이 사람과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등 우리가 걱정하는 것의 90%는 안 해도 되는 걱정이나 일상에서 일어나지 않은 것들입니다.
건강한 쉼이란 모든 걱정이나 긴장을 내려놓고 자신의 취미나 휴식 시간을 온전히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보통 업무 8시간, 수면 8시간, 나머지 8시간을 식사, 가사, 취미, 오락, 휴식 등의 자기 시간으로 보냅니다.
이 나머지 자기 시간을 얼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휴식의 질이 결정됩니다. 땀을 흘리는 운동의 경우 피로한 우리 몸을 더욱 지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지금처럼 오래 앉아서 생활하게 된 것은 불과 1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수만 년 동안 동물을 잡고 농사지으며 일을 해왔기 때문에 몸을 움직일 때 우리 신체 적응과 회복도 더욱 빨라집니다.
활동적인 운동을 통해 산화질소와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고 혈관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피로할 때 항산화제 약을 먹는 것보다 운동이 훨씬 효과가 좋은 약인 셈입니다.
또 피곤하면 사람도 만나기 싫고 관계를 맺기도 어렵다고 느끼지만, 자기와 잘 맞고 편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을 때 우리 몸은 피로를 더 빨리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명상을 통해 신체 리듬을 깨우고, 책이나 그림을 보며 정신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더욱 적극적인 쉼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몸은 스스로 스트레스에 적응하고 피로를 이겨낼 수 있는 내성을 갖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말이나 학습된 무력감에 지지 말고, 신체‧정신적으로 더욱더 긍정적인 활력을 주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취재 도움 :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