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수술 중 가장 고난도에 속하는 ‘각막이식’의 국내 단일 기관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병원은 어디일까?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센터는 12월 기준 각막이식 수술 약 5500건을 달성했다고 최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전신인 강남성모병원 시절부터 각막이식 수술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현재도 한 해 200건 이상의 각막이식 수술을 시행한다.
각막이식 수술 5500건은 국내 단일기관 최다 건수며, 국내에서 이뤄지는 각막이식의 약 20%를 차지하는 수치다. 아울러 각막이식 수술 중 가장 어려운 각막내피이식 수술도 국내 첫 700례를 달성했다.
김현승 교수(안은행장)는 “한 명의 환자에게 각막이식이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선 많은 단계가 필요하다”며 “수술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식에 적합한 각막인지 검증하고 프로세싱 하는 체계화된 안은행과 환자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합병증을 관리하는 의료진의 경험이 뒷받침돼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막이식 수술은 안과의 핵심 역량이 함축된 분야다. 각막은 안구 제일 앞쪽에 위치한 유리창처럼 투명한 부분이다.
각막은 빛을 망막에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외상이나 심한 염증 등으로 각막이 혼탁해지면 시력 장애가 발생한다. 각막이식술은 혼탁한 각막을 투명하고 건강한 각막으로 바꾸는 수술이다.
안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서울성모병원에서 시행한 각막이식 수술은 230건이며, 이중 절반이 넘는 122건이 고난도 수술인 ‘각막내피이식’ 수술이었다.
정소향 교수(연구부장)는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과 대한안과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각막이식 수술 건수는 1000여건”이라며 “집계 누락을 감안해도 국내에서 이뤄지는 각막이식 수술의 약 20%가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이 진행한 700번째 각막내피이식 수술은 ‘디멕(DMEK‧Descemet membrane endothelial keratoplasty)’이라는 최신 방법으로 시행했다.
디멕 수술은 환자의 각막에서 비닐처럼 얇은 내피세포막을 벗겨내고, 마찬가지로 기증자 각막의 얇은 내피세포막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술기가 까다로워서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고, 각막내피층을 프로세싱하는 안은행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성공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700번째 각막내피이식 수술을 집도한 변용수 교수는 폐쇄각 녹내장 이후 수포성 각막병증으로 고통 받던 환자를 치료했다. 수포성 각막병증은 각막내피층이 손상돼 각막이 붓고 하얗게 변하면서 시력이 떨어진다. 심한 통증도 동반한다.
변 교수는 “디멕 수술은 환자의 각막을 도려내는 전층각막이식과 달리 해부학적인 구조를 온전히 유지하고 내피세포층만을 이식하는 획기적인 수술법”이라며 “시력 회복이 빠르고 이식거부 반응이 현저히 낮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