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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받은 작은 ‘간’ 몸속에서 키워 완치율↑
이식받은 작은 ‘간’ 몸속에서 키워 완치율↑
간이식 공여자‧수여자 모두 부담 적은 ‘좌엽 이식법’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4.06.29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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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간암 환자의 간 이식 수술 시 공여자와 수여자 모두 부담이 적은 간 좌엽 이식에 대한 효과가 확인됐다.

공여자 간의 좌엽과 우엽 중 크기가 작은 좌엽 간을 간암 환자에게 이식했더니, 약 일주일 뒤 간 크기가 40% 이상으로 자랐다.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김종만 교수팀은 지난해 11월 국내 처음으로 생체 기증자 소형간 좌엽 이식술을 시행해서 얻은 이 같은 결과를 한국간담췌외과학회지(Annals of Hepato-Biliary-Pancreatic Surgery)에 최근 발표했다.

간암 말기 환자에게 이식할 적합한 간을 찾는 건 쉽지 않다. 뇌사자의 간 전체를 받아서 이식하는 게 가장 안전하지만, 언제 간을 제공받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차선책으로 최대한 적합한 생체 간 기증자를 찾는데, 이때 생체 간 기증자가 기증할 수 있는 간 용량이 관건이다.

간은 우엽과 좌엽으로 나뉘는데 우엽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다. 국내에선 주로 크기가 큰 우엽을 잘라서 이식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증자 부담을 고려하면 좌엽을 이식하는 게 낫지만, 크기가 작은 좌엽을 이식하면 충분한 간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특히 원발성 기능부전, 문맥압 고혈압에 따른 이식 간 기능 장애 같은 위험이 발생해서 사망하거나 재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교수팀에 따르면 이번에 좌엽을 이식받은 환자는 자가면역성 간염으로 간경변이 있었고, 우엽에는 간세포암도 있었다. 간세포암은 고주파 열치료를 진행했지만 재발이 우려돼서 이식이 절실했다.

다행히 적합한 생체 기증자가 있어서 기증자의 간 좌엽을 이식하기로 했다. 기증자의 간 좌엽을 복강경으로 떼어서 확인한 결과 절제한 좌엽 용량은 320g으로 수혜자 체중의 0.6%였다. 일반적으로 이 수치가 0.8% 미만이면 수혜자의 위험 부담이 큰 것으로 보고된다.

연구팀은 수혜자의 중간 간정맥 구멍을 포함한 좌측 간미엽을 절제하고, 중간 간정맥과 이식 간의 중간 좌측 간정맥을 문합하는 방법으로 간을 이식했다.

수혜자 간 이식 위치. 빨간 동그라미 표시된 부분이 수혜자가 절제 받은 좌측 간미엽이다. [이미지 삼성서울병원]
수혜자 간 이식 위치. 빨간 동그라미 표시된 부분이 수혜자가 절제 받은 좌측 간미엽이다. [이미지 삼성서울병원]

수혜자 간과 이식 간의 좌측 간문맥 및 간동맥을 문합하고, 우측 간문맥을 잘라서 혈액을 주입한 후 수술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수술 후 7일째 되던 날 시행한 수혜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이식 수술 때보다 이식 간의 용량이 45.3%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좌엽이 자라서 제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하고, 간세포암이 있던 수혜자의 간 우엽을 절제하는 2차 수술을 진행했는데 수술 후 합병증이 전혀 없었다.

김종만 교수는 “적절한 생체 기증자 없이 뇌사자 간 이식만을 기다리던 중증 간질환 환자들에게 생체 기증자의 작은 좌측 간을 활용해서 완치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다”며 “기증자 안전성이 확보된 수술로 수혜자와 함께 치료 후 삶의 질이 보장돼 더 많은 환자들이 완치될 수 있는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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