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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명의] 불면증 치료, 수면제 찾기 전 잘못된 수면 습관‧환경 개선해야
[e-명의] 불면증 치료, 수면제 찾기 전 잘못된 수면 습관‧환경 개선해야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0.10.28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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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만큼 귀에 익숙한 수면질환 ‘불면증’.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잠들어도 중간에 자주 깨는 불면증은 수면질환 중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2019년 한 해에만 약 63만 명에 이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숙면을 취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단순하게는 울타리를 넘는 양을 세고, 술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불면증은 잠들기 위해 의식하거나 술‧수면제 같은 것에 의지하면 근본적으로 치료되지 않고 악순환이 지속됩니다. 특히 수면제를 장기 복용하면 기억력이 떨이지고, 치매 같은 신경 퇴행성 뇌 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그럼 불면증의 구덩이에서 빠져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04년 우리나라 처음으로 신경과 전문의로서 미국 수면전문의 시험(ABSM)에 합격한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에게 불면증의 원인과 특징, 그리고 불면증을 스스로 극복해서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었습니다.

최성민 기자 / healtip@naver.com

Q. 대표적인 수면장애인 불면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환자가 가장 많은 수면장애입니다. 불면증은 우선 잠자리에 들어도 잠들기가 힘든 ‘입면장애’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잠은 들지만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유지 장애’,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나는 ‘조기각성’도 불면증에 해당합니다. 

Q. 불면증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요.

우선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의 흐름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수면시간이 부족한 것 같고 피곤함을 많이 느낍니다. 밤에 잠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서 수면 질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낮 동안에도 피로가 심하고, 꾸벅꾸벅 조는 주간 졸림증도 나타납니다.
잠을 자야 할 저녁이 되면 제대로 못 잘 것 같은 생각에 점점 불안해 집니다. 이 같은 불안감 때문에 잠은 더 멀리 도망갑니다. 밤에 20분 내에 잠들지 못하거나, 잠들어도 자주 깨는 상황이 3주 이상 지속하면 불면증으로 진단합니다.

※이럴 때 불면증 의심하세요 

-밤이 되면 제대로 못 잘 것 같은 생각에 불안하다
-20분 내에 잠들지 못한다
-일찍 잠들어도 자주 깬다
-이른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이 3주 이상 이어졌다  

Q. 불면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불면증 발생에 관여하는 요소는 다양하며 크게 두 가지로 불면증으로 나눠서 원인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질성 불면증’과 ‘비기질성 불면증’입니다. 기질성 불면증은 통증·두통 등 특정 질환의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코골이‧수면무호흡증‧하지불안증후군 같은 다양한 수면질환의 영향이 큽니다. 비기질성 불면증은 스트레스, 환경변화, 잘못된 수면습관 등 심리·정신적 영향으로 나타납니다. 

※불면증의 종류

①기질성 불면증
통증·두통·하지불안증후군·수면무호흡증 등 특정 질환의 영향

②비기질성 불면증 
스트레스, 환경변화, 잘못된 수면습관 등 심리·정신적 영향 

Q. 불면증 환자의 여성 비율이 높습니다.

불면증 환자는 20·30대부터 급격히 증가합니다. 불면증 환자 성별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6대 4 정도로 여성이 더 많습니다. 여성이 불면증에 더 시달리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특성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증가하면서 육아는 물론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여성은 생리‧임신‧출산‧폐경 등으로 신체 호르몬 변화가 심해서 이에 따른 불면증을 많이 겪습니다. 호르몬 변화가 부르는 안면홍조‧발한 같은 신체 증상이 불면증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Q. 불면증이 지속하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불면증이 지속해서 만성화되면 생활리듬이 모두 깨지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합니다. 낮에는 졸림증과 피로감이 심해서 모든 일에 의욕이 낮아집니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 작업 중 사고 등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전신에 영향을 줘서 앓고 있는 질병이 악화됩니다. 
 
※불면증이 떨어뜨리는 삶의 질 
-낮에 피로감이 심하다
-주간 졸림증이 발생한다
-의욕이 떨어진다 
-앓고 있는 질병이 악화된다 
-교통사고, 작업 중 사고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Q. 그럼 불면증은 모두 치료해야 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시적 불면증’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개선됩니다. 일시적인 불면증은 △중요한 시험이나 행사가 있을 때 △시차가 많이 벌어지는 외국 방문 △집의 이사 △병원 입원 등의 새로운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이 같은 환경적 변화에 적응하면 불면증도 서서히 나아집니다.   

Q. 불면증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방법으로 무엇인가요.

불면증이 약 3주 이상 지속하면 수면장애로 판단해서 만성화되기 전에 치료‧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불면증 치료법은 크게 ‘인지행동요법’을 적용한 비약물치료와 수면제‧수면유도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로 나눕니다.
우선 비약물치료인 ‘인지행동요법’은 불면증에 1차적으로 적용하는 표준 치료입니다. 수면제 등 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 걱정 없이 안전하게 불면증을 개선합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선 3주 이상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만성 불면증에 인지행동치료를 우선 시행합니다.  
불면증 치료 연구들을 살펴보면 인지행동요법을 단독이나 필요한 경우 약물과 병행하면 장기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불면증의 인지행동요법 효과는 매우 우수합니다. 불면증의 빠른 치료와 장기적인 효과를 통해 완치율이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아울러 수면제 중독 개선 효과도 약 78%에 이릅니다.

Q. 불면증의 표준 치료인 인지행동요법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인지행동요법은 의료진의 진료와 전문가 면담으로 진행합니다. 인지행동요법의 가장 핵심인 ‘수면위생’에 대한 이해 및 수면제한, 자극조절, 이완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됩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불면증 환자에게 불면증과 수면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불면증을 환자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길을 닦아 주는 것입니다.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나쁜 습관을 인식‧개선시키고, 숙면을 취하기 위한 ‘수면위생’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해서 스스로 잠들 수 있게 돕습니다.

※인지행동요법 특징 & 대상 
-모든 불면증의 1차 표준 치료
-3주 이상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만성 불면증
-우울증이 동반된 불면증
-약이 위험한 임산부의 불면증 

Q. 수면제와 수면보조제를 이용한 불면증 치료는 언제 적용하나요.

수면제와 수면보조제는 불면증이 비약물치료에 거의 반응이 없을 때 3주 이내로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보조제입니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의존·금단 증상 같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수면제와 수면보조제 중 전문의약품과 향정신성의약품에 속하는 것들은 불면증이 개선되지 않을 때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단기간만 복용해야 합니다. 특히 수면제 중 벤조다이아제핀 성분으로 만든 전문의약품은 장기 복용 시 치매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주의해야 합니다.

※수면제 복용 시 꼭 지키세요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단기간만 사용
-정해진 용량 내에서만 복용 
-부작용이 의심되면 복용을 멈추고 의사와 상의

Q. 인지행동요법의 핵심인 ‘수면위생’은 무엇인가요. 

수면위생은 불면증을 극복하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 지켜야할 꼭 필요한 건강한 생활습관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수면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햇빛을 많이 쬐고, 휴일에도 평일처럼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며, 잠자리의 시계를 치워야 하는 등 잠을 잘 자기 위해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실천하면 불면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수면위생’

-밤에 잠이 안 올 것을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평일‧휴일 모두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킨다
-아침에 깨면 햇빛을 쬔다
-낮잠은 되도록 피하고, 잠이 쏟아지면 20분 내로 잔다
-오후에 커피·탄산음료‧초콜릿‧홍차 등 카페인이 많은 음식을 피한다
-운동은 잠들기 3~4시간 전에 마친다
-잠들기 약 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물‧음식을 먹지 않는다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는다
-잠자리에서 책‧TV·를 보지 않는다
-잠자리 환경을 조용하고, 어둡게 한다
-잠자리의 시계를 치운다
-잠들기 전이나 자다가 깼을 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20분 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나와 잠시 책을 읽고 다시 잠을 청한다

Q. 불면증 극복을 위해 마지막으로 당부할 내용은.

불면증을 극복하려면 아침과 낮에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에서는 수면 호르몬으로 불리는 멜라토닌이 분비됩니다. 낮에는 분비를 멈추고, 밤에는 잘 분비돼야 불면증을 개선하고,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햇빛을 쬔 다음 분비가 멈췄다가 14~15시간 후에 다시 분비합니다. 
이런 멜라토닌 분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햇빛입니다. 곧 다가올 겨울에는 야외 활동량이 줄어서 일조량이 감소하고, 멜라토닌 분비에도 문제가 생겨서 불면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햇빛을 쬐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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