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귓속에도 돌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석(耳石)이라고 합니다. 이석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이탈해 돌아디니며 귓속을 자극하면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이 같은 질환을 ‘이석증’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다 갑자기 발생하는 어지럼증의 원인 중 50% 이상이 귀 문제로 나타나며, 이석증이 가장 흔합니다.
이석증은 치료 후에도 잘 재발하는 질환이어서 관리가 중요한 질환입니다. 이석증의 증상 특징과 치료‧관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귓속에 돌이 돌아다니는 ‘이석증’
이석증은 신체의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 문제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입니다. 이석은 전정기관에 얹어져 있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한 돌입니다.
속귀(내이)의 전정기관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할 이석이 떨어져 나와서 세반고리관 속을 돌아다니면서 머리 움직임에 따라 세반고리관을 자극해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것이 이석증입니다.
이석증이 발병하면 멀쩡하던 사람도 머리 위치와 관련된 특정 자세를 취하면 빙글빙글 도는 현기증을 느낍니다.
특정 자세를 취해서 이석이 전정기관을 자극할 때면 약 1분 미만의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이외에 이석증에 따른 증상은 △오심 △구토 △두통 △두근거림 △식은땀 등입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이영배 교수는 "이때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곧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이석증의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환자 점차 증가 1년에 113만 명 진료 받아
전정기능 장애에 따른 국내 이석증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98만9713명에서 2021년 113만2188명으로 급증했습니다. 환자가 4년 새 14%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신경과 이영배 교수는 "이석증 환자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그리고 성별로는 여성 비율이 더 높다"며 "또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석증의 직접적인 발병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노화 △만성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늦게 잠자리에 드는 습관 △머리가 뒤쪽으로 젖혀지는 교통사고 등 머리 충격 △과로 등으로 추정합니다.
▶삶의 질 떨어뜨리는 ‘이석증’의 치료 & 관리
이석증은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 치료를 통해 치료합니다. 이 치료는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굴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로 돌려보내는 방법입니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특정 방향과 각도로 움직이면서 진행하는 치료입니다.
치료 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통증은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부분 2~3회 치료로 70~90% 환자가 성공적으로 치료됩니다. 특별한 후유증은 없지만, 재발률이 약 10%로 보고됩니다.
이석정복술로 잘 낫지 않는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특정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게 하는 ‘습관화 운동’을 병행힙니다.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지만 어지럼증이 심하면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위해 제한적으로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수개월 동안 치료해도 낫지 않는 난치성 이석증은 반고리관을 막는 반고리관폐쇄술이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영배 교수는 "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갑자기 머리 위치를 변화시키거나 자세를 바꾸는 행동을 피하고, 평소 머리를 다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