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갑자기 빠르거나 느리게 뛰는 걸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심장 맥박이 정상이 아닌 모든 질환을 ‘부정맥’이라고 합니다.
부정맥의 종류는 경미한 두근거림부터 증상이 나타나면 그 자리에서 즉사할 수도 있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때문에 부정맥을 치료하는 방법도 종류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부정맥 증상을 느끼면 대부분 막연한 두려움을 갖습니다. 하지만 부정맥은 약물치료부터 시술‧수술까지 상태에 따른 적합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의 자문을 받아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부정맥의 다양한 종류와 특징, 치료법들을 알아봤습니다. 또 부정맥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도 정리했습니다.
▶부정맥, 가벼운 현기증부터 심장마비·급사까지 유발
부정맥(不整脈)은 맥박이 비정상인 상태를 말합니다. 심장은 보통 분당 60~100번, 규칙적으로 뜁니다. 이런 맥박이 정상적이지 않은 모든 상태, 즉 너무 느리게(서맥) 또는 너무 빠르게(빈맥),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모두 부정맥이라고 합니다.
맥박이 고르지 않은 현상은 흔합니다. 심장 내부의 심방 또는 심실에서 한 두박씩 엇박자로 맥박이 뛰는 심방조기수축 및 심실조기수축 같은 경미한 부정맥은 일반인에게서도 흔히 발견됩니다.
하지만 부정맥은 이렇게 경미한 종류부터 급사에 이를 수 있는 것까지 종류가 다양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부정맥이 흔하다고 해서 쉽게 생각선 안 된다”며 “부정맥은 가벼운 두근거림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현기증과 실신, 바로 심장마비나 급사로 이어지는 심각한 경우까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확한 진단 위해 여러 시간의 심전도 기록 필요
부정맥은 갑자기 생겼다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0초 정도 진행되는 심전도 검사로는 진단이 어렵습니다. 심전도 검사를 하는 순간 부정맥이 나타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부정맥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정맥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여러 시간의 심전도 기록이 필요합니다. 홀터 심전도 검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24시간 또는 48시간 동안 기계로 맥박을 기록해서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합니다.
증상이 1년에 몇 번 씩만 간헐적으로 발생해도 일단 홀터 심전도 검사로 부정맥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 검사로 진단되지 않으면 평상시엔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 발생 시 심전도를 찍는 휴대형 심전도기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약물로 증상 완화‧‧‧완치하려면 시술 필요
일반적으로 부정맥은 약물로 치료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약으로 부정맥의 재발 및 증상 발생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정맥은 근본적으로 약으로 완치되는 질환은 아닙니다.
부정맥의 원인은 심장 안에서 비정상적인 전기가 발생하거나 없어야 할 전기줄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 원인을 없애지 않고선 증상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정맥의 완치를 위해선 고주파 도자절제술이나 인공 심장 박동기 같은 시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 빠른 부정맥(빈맥), 고주파 도자 절제술 시행
고주파 도자 절제술은 고주파가 발생하는 긴 도자를 심장에 삽입, 부정맥의 발생 부위를 지져서 없애는 시술입니다.
빠른 부정맥(빈맥)은 주로 심장 내부에 생기지 말아야 할 부수적인 전깃줄이 생겨서 심장 안의 전기회로가 꼬여서 발생합니다. 주요 증상은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흉통이 생기거나 어지럽습니다.
고주파 도자 절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양쪽 사타구니 부위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서 전극 도자들을 심장 안에 넣습니다.
흔한 빠른 부정맥의 일종인 발작성 심실상성빈맥은 고주파로 잘못된 전기줄만 잘라 주면 됩니다. 이외에도 심방세동, 심방조동, 심방빈맥, 심실빈맥, 잦은 심실 조기 수축 등 많은 수의 빠른 부정맥(빈맥성 부정맥)에 고주파 도자 절제술을 이용합니다.
※ 느린 부정맥(서맥), 인공 심장 박동기 삽입
심장이 느리게 뛰는 부정맥(서맥성 부정맥) 치료는 빠른 부정맥과는 매우 다릅니다. 심장 안에서 맥박을 만들어 내는 ‘동결절’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심방에서 심실로 전기를 전달해 주는 전기가 차단돼 발생합니다.
맥박이 느려서 전신으로 피를 원활히 보내주지 못하기 때문에 운동할 때 숨이 차고, 더 심하면 머리로 가는 혈류가 줄어서 현기증을 느끼거나 쓰러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인공 심장 박동기(인공 심박 조율기)를 삽입합니다. 인공 심장 박동기는 제 박자에 뛰지 못하는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해주는 기기입니다.
※ 급사 일으키는 심실빈맥‧심실세동, 자동 제세동기 장착
생명을 위협하는 빠른 부정맥인 심실세동은 삽입형 제세동기를 인체에 장착해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심실세동은 발생 후 4~5분 뒤 뇌사에 빠지고,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는 것이 일반적인 무서운 질환입니다. 삽입형 제세동기는 급사를 일으키는 부정맥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내보내 부정맥을 멈추게 합니다.
진은선 교수는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나는 부정맥은 질환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질환 마다 증상과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위험하다, 아니다를 말할 수 없다”며 “부정맥 증상이 있으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전문의와 함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