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질병 지도가 크게 바뀌고 있지만, 국가건강검진 항목은 과거 모습 그대로여서 막대한 혈세가 낭비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간 국가건강검진 수검자 중 폐결핵 진단자는 0.005%고, 전체 신규 환자의 약 4%를 차지하는데 그치지만 1년에 12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결핵 환자를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흉부 X-선의 2023년 폐결핵 진단률이 0.004%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기에 쏟아부은 건보재정은 약 1200억 원에 달했다.
또 최근 5년간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일반검진 항목인 흉부 X-선 촬영을 받은 수검자는 약 8300만 명이다. 이중 폐결핵을 확진 받은 사람은 4539명으로, 진단률이 0.005%에 불과하다.
반면 최근 5년간 국가건강검진 미수검자 약 6120만 명 중 폐결핵을 신규로 진단받은 사람은 11만4486명이다. 진단률이 0.2%여서 국가건강검진 수검자보다 훨씬 많다.
연도별 결핵 신규 환자 수와 국가검진을 통해 진단받은 환자 수를 비교하면 전체 신규 환자 중 국가검진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19년 5.4%에서 2023년 4.3%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김윤 의원은 “국내 전체 결핵 신규 환자 중 4.3%를 발견하기 위해 매년 1200억 원을 낭비하고 있다”며 “흉부 방사선 촬영 검사 비용을 노숙인이나 쪽방 거주자 같은 결핵 고위험군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사업비로 전환하면 약 절반의 재정으로 결핵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현재 건강검진을 통해 결핵 환자를 찾는 것이 효율성 뿐만 아니라 효과성도 없는 만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건강보험공단은 건강검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