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이 많으면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막아서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근력이 좋으면 뇌 위축과 인지 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노년기 ‘좋은 근육’과 ‘뇌 건강’이 비례하는 것이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 연구팀(김성환 임상강사)이 뇌 영상을 이용해서 근감소증(sarcopenia)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 원인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김성환 임상강사(제1저자)는 “고령에서도 근육의 양‧강도‧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뇌 퇴행성 변화와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알츠하이머병학회에서 발간하는 공식 학술지 ‘알츠하이머즈 앤 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 6월호에 게재됐다.
근감소증은 노인 낙상, 골절, 걸음걸이 이상 등 일상 기능 저하는 물론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에 따른 인지 기능 장애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근감소증이 구체적으로 뇌에 어떤 변화를 일으켜서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즉 근감소증에 따른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혈관성 변화 △뇌 두께 감소 등의 복잡한 대뇌 변화와 이로 인한 인지기능 장애 유발 기전은 현재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 알츠하이머병 악화 과정 (힐팁 DB)
1. 최근 기억력 저하
2. 언어‧판단력 등 인지 기능 이상
3. 모든 일상생활 기능 상실
이에 연구팀은 가톨릭 노화 뇌영상 데이터 베이스(CABI‧Catholic Aging Brain Imaging Database) 자료를 분석했다.
528명의 치매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근육량, 근육강도, 신체기능 등을 통한 ‘근감소증 점수’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측정한 대뇌 피질 두께, 해마 부피, 백색질 변성 정도 △뇌 아밀로이드-PET에서 확인한 대뇌 아밀로이드의 침착도 △인지 기능 등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생체임피던스 기기로 측정한 근육량 △악력계로 측정한 근력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로 측정한 근육 기능 모두 인지 기능 장애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뇌 위축, 뇌 백색질 변성, 뇌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와는 각기 다른 관계를 보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근육량이 적을수록 알츠하이머병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이 많이 관찰됐다.
또 근력이 약할수록 측두엽 대뇌 피질 두께가 얇아지고, 근육 기능이 떨어질수록 양쪽 뇌섬엽 두께가 위축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부분최소적합 구조방정식 모형(PLS-SEM‧Partial least square strucure equation model )을 이용해서 △나이 △성별 △교육년수 △APOE 유전자형 △우울증 점수 등을 통제했을 때에도 나타났다.
반면 근육량이 많으면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고, 높은 근력은 백색질 변성을 막아서 뇌 외축 및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 ‘좋은 근육’이 직접적으로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근감소증 진단 요소들이 △아밀로이드 축적 △뇌 백색질 변성 △뇌 위축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뇌에 영향을 미치고, 인지 기능 저하를 설명하는 통합적인 모델을 제시‧규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임현국 교수(교신저자)는 “근감소증 관련 신체 상태에 대한 의학적 접근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는 새로운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