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처럼 단단하고 견고한 치아도 사소한 자극에 민감해질 수 있다? 평소 이가 ‘시리다’, ‘시큰거린다’, ‘찌릿하다’고 표현하는 일이 잦다면 ‘민감성 치아’를 의심해야 합니다.
민감성 치아는 구강 내 모든 치아와 관련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는 광범위한 증상을 말합니다. 이렇게 치아가 민감해지는 이유는 외부 자극이 치아 속에 분포한 신경까지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즉 민감성 치아 증상은 잘못된 구강 습관부터 여러 가지 치과 질환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여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민감성 치아를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과 특징,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치아 내부 신경이 자극 받는 이유
치아 내부에도 다른 신체 기관과 조직처럼 신경이 분포해 있습니다. 치아 바깥의 법랑질과 상아질이라는 단단한 치아 조직이 신경을 보호합니다.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김덕수 교수는 "특정 원인에 의해 법랑질과 상아질이 손상되면 외부 자극이 치아 내부의 신경 근처에 도달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치아가 민감성으로 바뀌어서 시큰거리거나 시린 증상을 느낀다"고 설명했습니다.
민감성 치아의 주요 원인은 △잘못된 양치 습관에 따른 치경부 마모증 △치주 질환에 의한 치근 노출 △치아 우식(충치) △치아 균열 등입니다. 각 원인들의 특징과 개선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칫솔을 수평으로 움직이는 잘못된 칫솔질은 치아와 잇몸이 맞닿은 치경부의 마모를 유발합니다. 마모는 주로 치아 바깥쪽에서 발생하며, 치아 두께가 점점 얇아집니다. 이 영향으로 차가운 음료나 공기 접촉 시 특정 치아에서 과민감을 느낍니다.
김덕수 교수는 "마모가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양치 습관을 교정해서 치아 마모 정도를 줄이거나 민감성 치아를 개선하는 치약을 사용해서 민감해진 치아 표면을 보호하면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마모가 심하면 보다 적극적인 치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보통 마모가 일어난 부위를 치아색과 비슷한 재료로 메우는 레진 치료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정도에 따라 치아 신경을 제거하는 근관치료(신경치료)와 보철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치주 질환에 의해 잇몸이 소실되면 자연스럽게 치근이 노출되고, 민감성 치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치경부 마모에 의한 민감성 치아가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치주 질환에 따른 민감성 치아는 전체적으로 발생해서 치료도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이 경우 치주 질환을 우선적으로 치료해서 잇몸 소실을 최소화하고, 민감성 치아 상태를 각각 평가해서 △레진치료 △근관치료 △보철치료를 병행합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도 소실된 잇몸은 재생할 수 없기 때문에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셋째, 치아 우식(충치)는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법랑질과 상아질을 파괴시킵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치아 내부 신경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민감성 치아로 변합니다. 치아 우식이 많이 진행됐으면 치료 범위가 광범위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증상은 사라집니다.
김덕수 교수는 "보통 치아 우식 부위를 제거하고, 보강한다"며 "하지만 정도가 심해서 신경 근처까지 진행했으면 신경 및 보철 치료를 적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넷째, 치아 균열입니다. 비정상적인 저작습관,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씹을 때 생기는 우발적인 충격은 치아 균열을 일으킵니다. 이는 민감성 치아로 이어집니다.
치아 균열에 의한 민감성 치아 환자 대부분은 ‘단단하거나 질긴 것을 씹을 때 시큰거린다’는 증상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시큰거림’과 ‘시림’의 표현을 종종 오인하기도 검사를 통해 감별해야 합니다.
이 같은 치아 균열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보통 불편감을 없애기 위해 치아 신경을 제거하고, 균열이 진행하는 속도를 늦추는 보철 치료를 시행합니다. 그러나 치료 후에도 치아 균열은 계속 진행할 수 있어서 치아 수명은 불확실합니다.
▶잘못된 습관 개선 & 정기 검진 중요
민감성 치아는 발생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해야 결과가 좋습니다. 모든 치료법의 공통점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치료 범위가 작고, 본래 치아를 보존해서 치아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민감성 치아를 예방하려면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개선해야 합니다. 우선 평소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피하고, 탄산음료‧과일주스‧맥주 등 산 성분이 포함된 음식 섭취는 줄여야 합니다.
또 잘못된 칫솔질과 함께 치주질환‧이갈이 등 원인 질환을 개선해야 합니다. 김덕수 교수는 "특히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구강 상태와 증상 변화를 살펴서 필요한 경우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