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비정형 자국내막증식증’을 호르몬 약물로 치료할 때 저용량만 투여해도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임신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은 종양이 사라진 후에도 임신 시도 전까지 유지 치료를 받아야 재발률이 낮았다.
그동안 약물 용량에 대한 치료 기준이 없었고, 고용량을 적용하면 혈전 등 부작용 위험이 있었지만 의견이 갈렸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고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김남경 교수팀이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환자의 표준화된 치료 지침 마련에 발판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내용은 ‘미국부인암학회지 ’Gynecologic Oncology‘에 게재됐다.
자궁내막증식증은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불균형하면 발생한다. 자궁 안쪽의 내막이 에스트로겐에 대해 반대 작용을 하는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에만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서 두꺼워진다.
자궁내막증식증은 비정상 세포가 존재하는 정도와 종양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따라 △정형 △비정형으로 분류한다. 비정형은 정형에 비해 자궁내막암이 동반돼 있거나 향후 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 자궁내막증식증 & 자궁내막암 고위험 여성(힐팁 DB)
-임신 경험이 없는 여성
-난임 치료 이력이 있는 여성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
-누적 배란 횟수가 많은 50세 이상 여성
-유방암 치료제 타목시펜을 복용 중인 여성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자궁절제술이다. 하지만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에는 약물 치료와 자궁 내 삽입 시스템(LNG-IUD) 등이 있다. 그러나 약물 치료는 아직 최적 용량에 대한 지침이 확립되지 않아서 다양한 용량이 적용 중이다.
이와 관련 저용량 약물은 치료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 고용량 약물은 혈전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약물 용량에 따른 치료 효과와 부작용 비교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의 표준 치료법을 정립하기 위해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 전략을 비교하는 대규모 후향적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국내 산부인과 종양 임상연구 네트워크인 대한부인종양연구회의 연구계획 승인을 받아, 2011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내 5개 기관에서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은 124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저용량과 고용량 약물 치료간 치료 효과는 차이가 없었고, 부작용도 모두 매우 적었다.
아울러 종양이 사라진 후 임신 시도시까지 저용량 약물이나 자궁 내 시스템을 사용해서 유지 치료를 하는 것이 재발률을 유의하게 낮췄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는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은 자궁내막암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라며 “전문가와 상의해서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하고, 종양이 사라진 후에도 임신을 시도할 때까지 유지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