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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아파요? 나도 곧 아프겠네요‧‧‧”
“여보 아파요? 나도 곧 아프겠네요‧‧‧”
노인 부부, 한 명 만성질환 있으면 배우자도 위험↑
부부 단위 ‘원팀’으로 관리해야 예방‧치료 효과적
  • 조승빈 기자
  • 승인 2024.03.18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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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아프냐? 나도 아프다“. 한 드라마의 대사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유행을 탔다. 그런데 이 대사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년기 부부 중 한 명에게 만성 질환이 있는데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배우자도 만성 질환에 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만성 질환은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부부를 ‘원팀’으로 보고 함께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제1저자 계요병원 안호영 전문의)이 노인의 만성 질환이 배우자의 만성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의 배우자는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만성 질환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서 많은 만성 질환을 갖고 있으면 배우자도 다양한 만성 질환 위험이 함께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첫 연구다.

이번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등 만성 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완치가 쉽지 않다. 특히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서 치료‧관리가 중요하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3 만성 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만성 질환에 따른 국내 사망은 전체 사망의 74.3%에 달한다. 유병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서 만성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예방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과거 연구들에 따르면 부부는 생활습관을 공유하면서 △식습관 △신체 활동 △치료 준수도 등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때문에 이 같은 요인을 개선하는 부부 단위의 만성 질환 관리가 예방과 치료에 모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정한 질환에서 부부간 일치도를 확인한 수준으로, 이것이 대부분의 만성 질환에 해당하는지, 장기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연구는 없었다.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노년에서 단일 질환이 아닌, 누적된 질병 부담이 배우자의 질병 부담에 주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한국인의 인지 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LOSCAD‧Korean Longitudinal Study on Cognitive Aging and Dementia)’에 참여한 60세 이상 부부 814쌍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부부 각각의 만성 질환에 따른 질병 부담을 누적질환평가척도(CIRS‧Cumulative Illness Rating Scale)로 평가했다.

아울러 △학력 △알코올 섭취량 △수면의 질 △신체 활동 △우울 정도 등 질병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 인자를 포괄적으로 평가해, 8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부부 중 한 사람의 CIRS 점수가 1점 높을수록 배우자의 8년 후 CIRS 점수는 0.154점 상승했다.

8년의 추적 기간 중 CIRS 점수가 1점 상승할 때마다 배우자 점수도 0.126점 함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부 중 한 사람의 현재 질병 수준뿐만 아니라 향후 그 변화 정도도 배우자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현재 질병 부담 정도가 클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부부를 함께 만성 질환의 진단·치료·교육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노년층은 만성 질환 부담이 높고, 관리에 소홀하기 쉬워서 진료와 보건사업을 부부 단위로 설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본인의 만성 질환이 배우자 건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교육하고, 부부가 한 팀이 돼서 관리할 수 있게 한다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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