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한의대 정원 축소가 아니라 ‘필수 의료’에 포함돼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의대 정원 축소는 결국 배고프다고 제 닭 잡아먹기보다 더한 ‘제 자식 잡아먹기’ 식의 심각한 잘못을 범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한의약정책연구원이 전국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바 있다. 설문에 참여한 5999명의 한의사 중 94.3%가 한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의계 내부에선 한의대 정원 축소는 양방 위주의 의료 일원화를 촉발시키는 파멸의 지름길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특히 근복적인 한의할 발전을 위해 대한한의사협회의 로드맵과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과 민족의학 수호연합회(이하 국민연)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한의사협회 집행진은 한의과대학의 입학 정원을 대폭 줄여서 양의대 정원에 보태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경제 전반이 어려움에 처해 있고 한의계 또한 예외가 아니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것이 협회 집행진의 책무이기도 하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잘못 책정된 첩약보험 시범사업은 한의계와 국민들에게 거의 외면 받고 있다”며 “설사 적정한 수가 등으로 첩약보험이 제대로 시행돼도 수요가 폭증한 한약재 가격 상승 등에 대한 대책 없이 첩약 보험이 시행될 때의 혼란에 대한 대비는 돼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은 현재 한의계의 어려움을 풀 수 있는 주요 방법으로 여섯 가지를 제안했다.
제안 내용은 △실비보험의 진입 △현대의료기기 사용 △의사들의 한의학 및 한약 폄훼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치 △면역력 강화 및 치료 의학으로서 한의약 우수성 홍보 △한의학 연구원 및 한의과 대학을 통한 한의학 치료의 우수성에 대한 연구 및 발표 △필수의료 인력으로서 광범위한 분야에 한의사 참여 방안의 정부정책 유도 등이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한의학 붐을 조성하고, 한의계 파이를 키워나가도록 협회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성명은 “한의사협회는 후학들을 줄이면 한의원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회원들을 기만해선 안 된다”며 “오히려 입학 정원을 늘려서라도 (한의학이)필수 의료 영역으로 넓고 깊게 진입해서 한의계의 영역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기존 한의원들의 경영에 협회가 당연히 해야 할 여러 노력들 중에서 제일 쉬운 노력인 학생 입학 정원 축소만을 주장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한탄하며 “한의대 정원 축소는 양방 위주의 의료 일원화를 촉발시키는 파멸의 지름길로 뛰어 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한의사협회는 패배주의 발상을 벗어나서 어려운 나라의 경제와 함께 닥쳐올 한의계의 심각한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시책을 추구해야 한다”며 “한의대 정원 축소는 결국 배고프다고 제 닭 잡아먹기보다 더한 제 자식 잡아먹기 식의 심각한 잘못을 범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연은 “선량한 회원들을 기만해서 한의계를 파멸의 길로 끌고 가고 있는 홍주의 회장과 집행진은 입학생의 심각한 질 저하까지도 야기할 수밖에 없는 정원 축소 주장을 즉시 철회하고 모든 한의계에 석고대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