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을 찾은 중독 환자의 원인은 2건 중 1건이 ‘치료 약물’ 중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독 환자의 연령별 비율은 20대가 10명 중 2명을 차지해서 가장 높았다.
특히 10세 미만 아이들의 중독 원인은 화장품‧락스 등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사고로 노출된 경우가 30%로 가장 많아서 실내 안전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 연도 주요 결과를 공개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의 △화학물질 △약물 △자연독 등 독성 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환자 발생은 연간 10만 명 내외다.
이에 따른 진료비는 지난 10년간 매년 증가해서 2021년 기준 578.1억 원에 달하고 있어,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관리청은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관련 보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 자료 생산을 위해 2022년 6월부터 응급실 내원 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를 통해 △노출 물질 △노출 경로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 △증상 및 징후 △치료 및 예후 등 중독의 다양한 역학적 특성을 파악한다.
이번 1차 연도 보고서는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시행한 첫 1년간의 조사 결과며, 2차 연도 보고서부터는 당해 연도 1월부터 12월까지 조사 결과를 연단위로 발표할 예정이다.
▶응급실 중독환자, 1년간 약 6천명 발생
중독 실태조사 결과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14개 시·도의 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총 5997명의 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중독 환자는 여성이 56.2%로 남성보다 많았으며, 의도적 중독 비중이 67.2%로 높았다.
중독 환자 발생 연령은 20대가 19.0%로 가장 많았고 △70대 이상 14.5% △40대 14.4% △50대 14.0%로 집계됐다.
주요 노출 물질은 △치료 약물 51.5% △가스류 13.7% △인공 독성 물질 11.9% 순이었다. 중독 발생 장소는 가정 내 발생이 73.5%로 대부분이었다.
노출 형태는 △입을 통한 경구 노출 70.2% △흡입 14.2% △물림·쏘임 9.3% 등의 순이다. 사망한 사례는 5997건 중 102건으로 1.7%였다.
노출 물질은 모든 연령대에서 치료 약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80%가 치료 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전 연령대 중 치료 약물에 따른 중독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10대의 다빈도 중독 물질 1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21.1%), 2위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로서 모두 치료 약물에 해당했다.
10세 미만에선 인공 독성 물질에 의한 중독이 30.5%로 높았다. 이는 모두 비의도적 중독으로, 사고에 의해 화장품‧락스 등 가정 내 생활 화학제품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60대 이상에선 글라이포세이트‧글루포시네이트 등 농약류가 다수 포함됐는데, 농약류 중독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례해서 발생률도 증가했다.
다빈도 노출 물질은 중독 의도성에 따라서도 달랐는데, 의도적 중독에선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20.9% △졸피뎀 10.9% △일산화탄소 9.2% 등의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비의도적 중독에선 △일산화탄소 19.3% △벌 쏘임 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 7.8% 등의 순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