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는 심혈관 질환에 따른 입원‧사망률이 높아서 심장 대사에 큰 영향을 주는 고혈압을 잘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고혈압이 동반한 국내 암 환자 3명 중 2명은 고혈압 약을 잘 복용하지 않아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공동제1저자)·이소영(공동제1저자)·윤종찬(교신저자) 교수팀이 우리나라 암 환자의 약 66%가 고혈압 약을 잘 복용하지 않아서, 심혈관 질환에 따른 입원과 사망률 증가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미국심장협회지(JAHA‧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7월호에 게재된 이번 논문은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공동 교신저자)팀과의 공동 연구 결과다.
암 환자와 암 경험자들이 고혈압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중증 심혈관 질환으로 진행해서 사망할 수도 있다.
암 경험자는 암 치료 후에도 심혈관 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암 환자 사망원인 중 2번째 요인이 심혈관 질환인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고혈압을 동반한 암 환자나 의사는 암 치료와 재발 방지에 집중 하느라 고혈압 치료에 소홀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13년 표본 코호트(NHIS-NSC)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항고혈압 약물을 처방 받은 성인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약물 처방 치료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치료 요법 순응도(adherence)는 약을 복용한 일수를 환자가 처방 받은 총 일수로 나눈 비율인 약물소지율(MPR‧Medication Possession Ratio)로 정의하고 분류했다.
환자들의 약물소지율에 따라 고혈압 약제 복약 순응도군을 △좋음(약물 보유 비율≥0.8) △보통(0.5≤약물 보유 비율<0.8) △나쁨(약물 보유 비율< 0.5)으로 나눴다.
주요 결과 지표는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이고, 심혈관 질환으로 입원이 필요한 심혈관 사건(Cardiovascular Events)도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이 있는 1만9246명의 암 환자 중 66.4%가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 중 26.3%는 보통 복약순응도 군이고, 40.0%는 나쁨 복약 순응도 군이었다.
연령별로는 △20~24세 환자의 81.8% △25~29세 환자의 84.2% △30~34세 환자의 73.4%가 나쁜 복약 순응도 그룹으로 분류됐다. 젊은 암 환자일수록 고혈압 약제 복용이 소홀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또 평균 추적 기간인 8.4년 동안 2752명이 사망하고, 6057건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 복약 순응도가 좋은 군과 비교하면 ‘보통’과 ‘나쁨’ 복약 순응도 그룹은 전체 사망률 위험이 각각 △1.85배 △2.19배, 심혈관 사망률 위험은 각각 △1.72배 △1.71배 증가했다.
아울러 복약 순응도가 ‘보통’과 ‘나쁨’ 군은 새로운 심혈관 사건 위험이 각각 △1.33배 △1.34배 높았다.
정미향 교수는 “어려운 암 치료에 성공해도 고혈압 관리를 하지 못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심혈관 질환까지 악화할 수 있다”며 “고혈압이 있는 암 환자들은 고혈압 약 복용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찬 교수는 “암 환자들이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못하는 원인은 하루에 여러 번 많은 처방약을 복용해야 하고, 질환에 따른 우울감에 스스로 약을 챙기며 돌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고혈압 암 환자에 대한 해법에는 단일 복합 알약을 처방해서 약제 복용을 단순화 하고, 다학제 진료를 통해 암 치료와 함께 고혈압 같은 합병증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