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부종은 암 환자의 치료 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자 부작용이다.

종양 절제 수술 시 전이를 막기 위해 림프절을 함께 절제한다. 하지만 합병증으로 다리‧팔 등 관련된 신체 부위가 붓고 무거워지며, 통증과 감염을 일으키는 림프부종이 종종 발생한다.

림프부종을 치료하는 방법들이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에 한계가 있어서 재발하는 상황이 많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가 사람의 지방유래줄기세포를 이용해 재세포화된 림프절 지지체(스캐폴드)를 개발, 기존 수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재생의학에서 찾았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4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

과거 림프부종은 압박‧물리 치료 같은 보존적인 치료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림프정맥문합수술, 림프절 이식수술 같은 성형외과 수술이 정립되며 림프부종 치료에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현재는 림프부종 환자에게 보존적 치료와 함께 수술을 통한 치료를 적극 고려하며, 치료가 어려웠던 중증 환자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게 될 환자를 대상으로, 미리 림프정맥문합수술을 시행해서 림프부종을 예방하는 것까지 치료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널리 적용하는 수술 방법에도 한계는 있다. 정재훈 교수는 “림프정맥문합수술은 림프액이 흐를 수 있는 우회도로를 만들어 준다”며 “그러나 림프 순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진 못해서 시간이 흐르면서 우회도로가 다시 막히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림프절 이식수술은 림프절을 다른 정상 부위에서 채취해 부종이 있는 곳에 이식해주는 방법으로, 역으로 림프절을 채취한 부위에서 역으로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정재훈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쥐의 림프절을 채취해서 세포 성분을 모두 없앤 스캐폴드(Scaffold)를 만들었다. 여기에 사람의 지방유래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재세포화(recellularize) 기술을 활용해, 쥐의 림프부종 부위에 이식한 후 효과를 분석했다.

실험쥐를 총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1군은 림프절 절제만 시행했고, 2군은 림프절 절제 후 지방유래줄기세포만 주입했다.

3군은 림프절 절제 후 스캐폴드만 이식을 했고, 4군에는 림프절 절제 후 지방유래줄기세포로 재세포화시킨 스캐폴드를 이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설계는 지방유래줄기세포와 스캐폴드의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그 결과 새로운 혈관형성을 자극하는 물질인 혈관내피성장인자(VEGFA)의 발현은 림프절 절제 후 지방유래줄기세포로 재세포화시킨 스캐폴드를 이식한 4군에서 가장 뚜렷한 증가를 보였다.

림프관 내피 히알루로난 수용체1(LYVE-1)도 림프절 절제 후 지방유래줄기세포로 재세포화시킨 스캐폴드를 이식한 4군에서 다른 군과 비교했을 때 가장 활발하게 발현됐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사람의 지방유래줄기세포로 재세포화시킨 스캐폴드를 이용한 림프부종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림프부종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할 수 있는 접근방법으로, 림프절과 세포를 같은 종뿐만 아니라 다른 종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림프절 이식 수술 시 림프절 채취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는 등 현재 치료법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