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모든 질환 발생의 치명적인 단초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천 가지 담배 속 위해 성분 중 빙산의 일각만 공개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현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궐련(cigarettes), 즉 연초 담배의 연기 속에는 발암 물질이 70여 가지, 화학 물질이 7000여 가지 포함돼 있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연구가 진행될수록 계속 늘고 있어서 우리는 여전히 담배 연기 속 독성 물질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궐련형 담배에는 단 8가지 성분의 이름만 표기돼서 소비자에게 공개된다.
8가지는 니코틴‧타르 2가지 함량과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 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 등 발암 물질 6가지다.
심지어 궐련 제품 외에 다른 담배 종류인 가열담배(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이런 정보조차 표기되지 않는다.
흡연자는 본인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흡입하고 있는 제품 속 성분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담배를 사용하는 현실이다.
일반적인 식료품에 표기된 성분 표기 수준과 비교하면, 담배는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된 성분에 대해서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실상을 알려준 적이 없는 것이다.
▶계류 중인 법조차도 구체적 ‘방법론 없어’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2023년 6월 현재 전 세계 182개국이 비준한 국제협약이다. 담배 규제 정책에 있어 각 국가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 협약을 근거로 담배로부터 인류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한다.
우리나라도 2005년 5월에 이 협약 참여에 서명했다. 우리나라도 이 국제협약을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게된 것이다.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특히 이 협약 9조와 10조에는 정부가 담배 제조사로부터 담배 성분 정보를 제출받고, 검증해서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토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권고에 따라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담배 성분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담배 유해성 관리를 위한 제정법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1차 논의 후 계류 중이다.
게다가 현재 계류 중인 제정법조차도 소관부처, 5개년 계획수립 등 총론적인 내용만 담고 있을 뿐 FCTC 9조‧10조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체계는 향후 마련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 제정법이 통과해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협력해, FCTC 제 9조‧10조 이행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대한금연학회는 관련 제정법이 논의되는 과정에 국회 및 정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22일 서울시청에서 개최한 2023년 춘계학술대회 주제를 ‘담배 성분 정보 제출 및 공개에 관한 현황 점검과 관리체계 논의’로 잡았다.
이 자리에서 제정법에 포함돼야 할 상세한 내용을 제안하고 토론했다.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담배 제품에 관한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효과적인 담배 규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