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해제하고, 인플루엔자처럼 장기적인 관리 단계로 전환한다고 권고했다.
2020년 1월 30일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 후 3년 4개월 만이다.
WHO는 “전 세계 코로나19 위험도는 여전히 ‘높음’이지만 발생 감소, 의료 체계 유지, 높은 수준의 인구 면역을 고려해서 장기적인 관리로의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5일 22시(제네바 현지시각 15시)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이하 PHEIC‧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선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PHEIC’는 타 국가로 추가 전파 가능 또는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5월 4일 개최된 제15차 WHO ‘COVID-19 긴급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수용한 것이다.
제15차 긴급위원회에서 WHO 사무국은 전 세계의 코로나19 위험도는 여전히 ‘높음’이지만 △주간 사망, 입원 및 위중증 환자 수 감소 △감염 및 예방접종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인구 면역 보유 △유행 변이 바이러스의 독성 수준 동일 등은 향후 대응에 있어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WHO 긴급위원회는 △변이 심각성이 낮고, 확진자 발생이 감소하는 점 △전 세계적인 SARS-CoV-2 바이러스 유행이 지속해도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는 점 △의료체계 회복탄력성 증가로 코로나19 환자 대응 및 기타 의료 서비스 유지가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제는 비상사태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리 체계로 전환할 시기로 판단하고 사무총장에게 PHEIC 해제를 권고했다.
다만 아직 세계가 코로나19에 따른 공중보건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어서 WHO는 위기상황 해제 이후에도 유효한 상시 권고안을 마련해 제안하고, 회원국은 권고안에 따라 효과적인 위기 대응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상시 권고안과 관련 통상 WHO는 PHEIC 기간 중 3개월간 유지되고, 이후 효력이 자동 소멸하는 임시 권고안을 제시하지만, 필요 시 PHEIC 해제 이후에도 유지되는 상시 권고안 제시가 가능하다.
WHO는 5월 5일 PHEIC 해제 선언과 함께 회원국에 대해 △대응역량 △예방접종 프로그램 △감시체계 △의료대응 수단 △위기소통 △해외여행 조치 △연구개발 등 7개 분야에 대한 임시 권고안을 제시했다.
긴급위원회가 요구한 상시 권고안은 WHO가 별도의 검토위원회(review committee)를 구성해서 마련한 후 오는 5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76차 WHO 세계보건총회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과 이에 따른 단계적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심각’에서 ‘경계’로 위기 단계 하향 조정 등을 포함한 1단계 조치 계획을 5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긴급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이번 WHO 긴급위원회 결과 및 국내‧외 유행현황, 국내 방역·의료 대응 역량, 주요국 정책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전문가 자문과 위기평가회의를 거쳐서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 조정 방안을 신속히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