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국민병으로 불립니다. 한 해 당뇨병으로 진단 받는 환자가 320만 명이 넘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높은 혈당이 혈관을 병들게 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합병증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만성콩팥질환도 당뇨병 환자들이 각별히 신경 써야 할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 만성콩팥병이 발생하면 뼈를 약하게 만들고,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부릅니다. 특히 증상이 악화하면 혈액투석과 신장 이식까지 필요한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정경환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 환자가 주의해야 할 만성콩팥질환 합병증과 예방‧관리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 당뇨병 환자에게 동반되는 만성콩팥질환의 심각성이 궁금합니다.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 질환입니다. 만성콩팥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신장이 장기간에 걸쳐 구조적‧기능적으로 망가져서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당뇨병 환자 3~4명 중 1명은 만성콩팥병이 합병됩니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조절을 못해서 고혈당이 지속되면, 신장 내 미세 혈관을 손상시킵니다. 콩팥 손상이 심해지면 단백뇨 양이 증가하고, 콩팥 기능이 떨어집니다.
이후 콩팥 기능이 서서히 비가역적으로 악화돼, 심하게는 투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 초기에는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하며, 식욕 저하 및 거품뇨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발생합니다. 신기능 저하가 심해지면 체내 요독 물질이 배설되지 못하고 쌓이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을 요독증이라고 하며, 부종이 생기고 심하면 폐에 물이 차서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칼륨이 축적되면 손발이 저리거나 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증상이 악화하면 부정맥, 심장마비, 고혈압, 빈혈, 골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 증상
-기운이 없다
-쉽게 피로를 느낀다
-식욕이 없다
-거품뇨를 본다
-부종이 생긴다
-폐에 물이 차서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Q. 신장질환이 발생하면 어떤 치료를 받고, 결과는 어떤가요.
만성콩팥병은 비가역적으로 신장 손상이 진행된 상태로, 완치되기 힘듭니다. 때문에 더 이상 진행되지 않거나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며, 수분 및 전해질 불균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고칼륨혈증과 대사성 산증을 치료하는 약제를 복용합니다.
또 만성콩팥병에선 조혈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 생산 부족으로 빈혈이 발생하기 때문에 에리트로포이에틴을 투약하거나, 철분‧엽산 등 혈액 생성을 돕는 치료를 진행합니다.
만성콩팥병은 소변으로 인이 적절히 배출되지 않아서 체내에 쌓이고, 칼슘은 너무 많이 빠져나가서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됩니다. 결국 뼈에서 칼슘을 빼내오는 과정에서 뼈가 약해집니다. 이런 이유로 인을 체외로 배출시키고, 체내 칼슘 농도를 증가시키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만성콩팥병의 단계가 진행되면 이차적으로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어서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만성콩팥병이 말기신부전에 도달하면 혈액투석‧복막투석 또는 신장이식 같은 신장기능을 대신해 주는 신장 대체 요법이 필요합니다. 신장 이식은 건강한 신장 공여자로부터 신장을 제공 받는 생체 이식과 뇌사 상태의 기증자로부터 기증받아서 하는 뇌사자 이식이 있습니다.
Q. 만성콩팥병 발병 원인은 당뇨병 뿐인가요.
만성콩팥병의 중요한 두 가지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입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이 두 질환의 신장 합병증으로 발생합니다. 이외에 △사구체 신염 △다낭성 신증 등의 질환 탓에 만성콩팥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신장 조직 검사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원인 불명의 만성콩팥병도 확인됩니다.
Q. 당뇨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심각한 건강 문제는 어떤 것이 있나요.
당뇨병은 잘 조절하지 않으면 신체 여러 곳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당뇨병의 신장 합병증 때문에 만성콩팥병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심근증, 심부전 같은 질환이 발생합니다.
심혈관 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당뇨병성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Q. 당뇨병에 따른 신장 질환 예방법이 궁금합니다.
철저한 혈당 조절을 통해 신장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초기 신장 손상 여부를 알기 위해 정기적인 혈액 및 소변 검사가 필요합니다. 소변 검사를 통해서 미세 단백뇨가 검출됐는지 확인해야 하며, 혈액 크레아티닌 검사로 신장기능 이상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몸이 붓고,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기면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이미 신장질환을 겪고 있는 당뇨병 환자들이 챙겨야할 것은 무엇인가요.
만성콩팥병이 이미 발생해서 진행 속도를 늦추려면 철저한 혈압 조절과 적절한 혈당 조절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단백뇨를 줄일 수 있는 혈압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또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면 치료를 받고 망막증, 신경병증,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여부에 대한 검사도 받아야 합니다.
만성콩팤병 3기부터는 신장 기능 악화를 지연시키고, 요독증을 예방하기 위해 식사요법이 중요합니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단백질 섭취는 제한합니다. 아울러 꾸준한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금염 및 건강한 음주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신장은 약물을 대사하거나 대사산물을 배설하는 기관입니다. 때문에 의사가 처방해 준 약물 이외의 불필요한 약제나 효능과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복용은 치명적인 신장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도움말 :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정경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