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는 봄이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꿈틀거립니다. 이런 과정에서 몸이 나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촌곤증’이 발생합니다.
춘곤증은 기온이 상승하고, 해가 뜨는 시간이 점차 당겨지면서 적응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또 겨우내 체내 영양소를 많이 소진해서 보충해 달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춘곤증이 길어지면 업무나 학습 효율이 떨어지고, 하루가 피곤해집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준희 교수의 도움말로 나른한 몸을 깨우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요법을 소개합니다.
▶춘곤증 깨우는 식사요법
봄에는 겨울보다 단백질‧비타민‧무기질 같은 영양소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춘곤증을 개선하기 위해 식생활 조절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챙기고, 과일‧채소를 많이 섭취해서 비타민 보충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① 봄나물 식단 꾸리기
영양 많고, 맛좋은 산나물 요리는 식탁을 한결 풍성하게 합니다. 산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서 신체 산성화를 막고 피와 머리를 맑게 해주는 건강식입니다. 달래, 냉이, 씀바귀, 물쑥, 두릅나물, 취나물, 삽주, 기름나물 등은 대표적인 봄나물입니다.
냉이는 비타민이 많아서 춘곤증을 이기게 합니다. 냉이와 취는 날로 먹을 수 없고, 끓는 물에 뿌리와 줄기를 무르게 삶은 다음 찬물에 담가 쓴맛을 빼야합니다.
쌉쌀한 맛의 씀바귀는 식욕을 돋우는데 바람직합니다. 비타민C가 많아서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인 달래는 생채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봄나물을 무칠 때는 간장, 초고추장, 된장 등으로 간을 합니다. 소금을 넣었는지 간장을 넣었는지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냉이, 씀바귀, 고추잎 등의 들나물이나 쌉쌀한 향이 강한 나물 종류는 초고추장에 무쳐야 맛있습니다.
알맞게 삶아진 나물은 물기를 80% 정도 짠 뒤 가볍게 주물러 간이 잘 배도록 합니다.
② 비타민 함유된 음식 챙기기
춘곤증의 다른 원인 중 하나가 겨우내 신체에서 고갈된 단백질‧비타민‧무기질입니다. 근육을 만드는데 필요한 단백질과 영양물질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은 겨울보다 봄에 3~10배 많이 필요합니다.
봄에는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해서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비타민B는 현미, 보리, 콩, 팥 등의 잡곡밥에 많이 들었습니다. 비타민C는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원추리, 두릅, 도라지, 더덕 돌나물 등의 봄나물을 비롯한 신선한 채소에 풍부합니다.
③ 인스턴트 식품 피하고 녹차 즐기기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면 비타민C와 대뇌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티아민이 결핍해서 춘곤증이 더 심해집니다.
반면 녹차를 자주 마시면 각성 효과가 있고,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녹차는 카페인, 타닌, 비타민C, B1, B2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과 지구력을 키워줍니다.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피로 회복에도 좋습니다.
▶춘곤증 이기는 생활요법
①유산소 운동
일주일에 3~5회, 1회에 30~60분씩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체조가 추천됩니다.
우선 스트레칭이나 가볍게 걷기 같은 준비 운동을 5분 이상 충분히 합니다. 운동을 끝낼 때도 맥박이 정상적으로 떨어질 때까지 정리운동을 합니다. 평소 운동 강도의 50%에서 시작해 점차 강도를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지구력과 유연성을 높이는 등산, 조깅도 도움이 됩니다. 테니스, 스쿼시 같은 격렬한 운동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② 충분한 수면
최소 7시간 이상 숙면하는 것이 좋습니다. 침실 온도를 약 25도로 유지하고, 너무 푹신한 침구는 피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5분간 간단한 스트레칭을 합니다.
점심을 먹은 후 잠이 쏟아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이 오후의 집중을 위해 바람직합니다. 다만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서 낮에 졸리면 점심 식사 후 가벼운 운동으로 잠을 쫓아야 낮에 자고 밤에 못 자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③ 기공(氣功)
기공은 전신에 기와 혈액을 순환시켜서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습니다.
* 온몸 두드리기
손바닥이나 가볍게 주먹으로 온몸을 두드린다.
* 장운동
바르게 앉거나 서서 두 손을 단전 위에 올려놓는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를 내밀고 항문은 배쪽으로 당겨준다는 느낌으로 조인다. 100회 실시 후 아랫배를 고루 두드리고 쓸어내려 준다.
* 기마 자세로 배에 힘주고 호흡하기
말 타는 자세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양옆으로 뻗으며 숨을 내쉰다.
* 목을 감싸고 뒤로 젖혔다 숙이면서 머리 당기기
양손으로 목을 감싸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몸을 뒤로 젖혀주고 숨을 내쉬면서 앞으로 숙인다. 이때 1~2초간 멈춘 채 단전을 느끼면서 숨소리를 듣는다.
* 머리 목뒤관자놀이 누르기
손가락으로 정수리, 옆머리, 뒤통수, 관자놀이 부위를 눌러 준 다음 손가락을 세워 이마 눈주위를 돌아가며 가볍게 두르린다. 손톱 밑의 십전혈을 손톱으로 꾹꾹 눌러서 자극해도 좋다.
도움말 :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준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