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A군은 얼마 전부터 누우면 가슴이 아픈 증상이 있었다. 20년 동안 살면서 이런 날카로운 통증은 처음 느껴본 터라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돌아다니거나 움직이면 증상이 사라져서 괜찮겠거니 하고 지냈지만 최근 들어 가슴 통증이 자주 나타나고, 강도도 심해져 근처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선 괜찮다며 영양제를 처방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다시 병원에 오라고 했다.
A씨는 최근 체중이 줄어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20대 초반인 나이와 협심증과 관련된 가족력이 없는데 이런 증상이 발생해서 의아해 했다. 또 통증이 심할 때는 그렇게 좋던 담배 생각도 나지 않고, 이후로도 통증이 지속해서 가슴이 울리는 느낌도 있었다. 누우면 일시적으로 있던 흉통은 2~3일이 지나면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통증이 됐고 호흡곤란도 발생했다.
A씨가 흉부외과를 찾았을 땐 청진상 호흡음이 감소해 있었고, 흉부 X선 검사 결과 기흉으로 진단됐다. A씨 가슴에 관을 삽입하고 입원치료를 받게 됐다. 다행히 흉강 내로 배출된 공기가 심장을 눌러서 생명에 위협을 주는 응급 상황까진 가지 않았지만 기흉이 조금 더 진행됐으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청소년‧남성에게 많아‧‧‧폐 공기주머니 심장도 압박
기흉은 폐의 가장 윗부분에 있는 흉막이 부풀어 올라서 발생한 작은 공기주머니가 파열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증상은 가슴에 통증이 있고, 심하면 숨을 들이쉴 때 호흡곤란이 동반하기도 합니다.
과거 아무 병 없이 건강했던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고, 공기가 심장까지 압박해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기흉 환자 중 87.4%가 남성이고, 전체 환자 중 25.5%가 10대 남성인 청소년입니다. 기흉 환자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연령별로는 성인보다 10대 청소년에게 가장 많습니다.
기흉의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흡연자에게 흔합니다. 또 대개 마르고 젊은 남성에게 잘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고3 남학생에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서 기흉의 발병 원인을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술 여부 CT 촬영 후 결정
A군은 기흉을 진단받은 후 입원해서 흉관을 삽입했고, 폐에서 흉강 내로 누출된 공기를 제거해 폐의 재 팽창을 유도했습니다.
숨 쉴 때마다 있었던 통증은 조금씩 감소했고 숨쉬기가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흉관이 삽입된 부위로는 여전히 통증이 있지만 숨 쉴 때마다 지속됐던 통증 강도와는 비교 되지 않을 정도로 완화됐습니다.
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김수철 교수는 “기흉의 수술 필요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흉부 CT를 촬영한다”며 “A군은 검사 결과 폐 부위에 큰 공기주머니나 흉막하 소기포가 관찰되지 않아서 수술적 치료는 필요치 않았고 흉관 삽입만으로 충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군은 흉관 삽입 3일 후 공기누출이 멈추었고,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 폐가 팽창돼 있었습니다. 호흡도 비교적 편안해사 흉관을 제거했습니다. 흉관 제거 후 불편감은 전혀 없었고, 흉부 엑스레이 추적 검사에서 기흉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환자 50% 재발하는 ‘재발병’‧‧‧금연 필수
기흉은 재발병으로도 불립니다. 그만큼 재발 우려가 높습니다. 한 번 발병하면 40~50%는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김수철 교수는 “재발 환자 중 80% 이상이 또다시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때문에 기흉은 재발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흉의 재발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술적 치료입니다. 기흉 수술은 비교적 간단해서 흉강경이라는 내시경을 통해 기흉의 발병 원인이 되는 흉막하 소기포를 절제합니다.
기흉은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완전한 예방법도 없습니다. 그러나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기흉에 걸릴 확률이 20배 이상 높은 만큼 금연이 필수입니다.
도움말 : 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김수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