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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위협하는 피부 당뇨병 ‘건선’ 한의학적 치료‧관리
젊은 층 위협하는 피부 당뇨병 ‘건선’ 한의학적 치료‧관리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0.07.30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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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피부질환 중 하나인 건선은 젊은 층을 노립니다.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20대 이상부터 50대 이하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60대 이상 고령 환자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건선 환자들은 각질, 붉은 색 발진 같은 피부 증상이 지속해서 힘들어합니다. 이 같은 외관상 문제 때문에 사회생활에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습니다. 

건선은 재발성 질환이어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합니다. 한방에선 피부 증상을 개선하는 표치(標治)와 피부 증상의 근본 원인을 개선하는 본치(本治)로 건선을 다스립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자가면역난치질환센터 김규석 교수의 자문으로 젊은 층의 피부 당뇨병으로 불리는 건선의 원인과 특징,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피부 자극 많이 받는 곳에 발생  

건선은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입니다. 경계가 분명한 은백색의 두꺼운 인설이 겹겹이 덮여 있는 홍반성 구진이나 판이 나타납니다. 이런 피부 병변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커지거나 서로 합쳐져서 큰 판상이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건선은 전신 어디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팔꿈치‧무릎‧둔부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많습니다.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는 건선은 신체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때문에 건선 관절염, 만성 장질환 등 면역과 관련된 전신 질환과도 연관성이 높습니다.

건성 발병 빈도는 인종과 거주하는 위도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3%가 앓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건선 호발하는 신체 부위
-팔꿈치
-무릎
-둔부 

 

▶유전‧환경 요인 복합 작용‧‧‧만성 재발성 피부질환 

건선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진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외상 같은 피부 자극, 상기도 감염, 기후, 스트레스, 약물, 술, 담배 등 다양한 요인들이 건선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복합적인 요인으로 T 면역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여러 가지 염증 물질들이 분비됩니다. 이 때문에 피부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해서 각질이 겹겹이 쌓이고, 상부 진피 혈관이 확장돼 홍반성 구진, 판 같은 증상이 생깁니다. 

건선의 대표적인 증상은 은백색의 두꺼운 인설로 덮인 홍반성 구진이나 판입니다. 두피, 얼굴, 팔‧다리 신전부위, 돌출부위, 몸통 등 전신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증상은 만성적으로 재발합니다. 

▶심뇌혈관 등 다양한 질환 발병에도 영향 

건선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비전염성 피부질환입니다. 객관적인 증상에 비해 가려움증의 주관적인 증상은 약하지만 재발하거나 악화될 때 가려움증이 일시적으로 심해질 수 있습니다. 

손‧발바닥에는 농포를 주요 병변으로 하는 농포성 건선이 잘 생깁니다. 건선 환자의 1/3~1/2에서 손발톱이 점상으로 움푹 들어가는 조갑함몰(nail pitting)이 흔히 나타나며, 손발톱이 두꺼워지거나, 손발톱 아래 각질이 두꺼워지는 등 손‧발톱 변화도 드물게 생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임상양상에 따라 △가장 흔한 형태로 은백색의 인설이 덮인 전형적인 구진, 판을 형성하는 보통 건선(판상 건선) △편도선염 후에 잘 발생하며 작은 구진들이 물방울 흩어지듯이 주로 몸통과 상지에 발생하는 물방울양 건선 △노란색의 농포가 손발바닥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국소농포성 건선 △농포가 전신에 발생하는 전신농포성 건선 △전신에 각질이 심하게 탈락하는 중증의 박탈성 건선 △건선관절염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들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과의 발병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염증성 장 질환 유병률과 함께 불안장애, 우울증, 신경증성 장애 등 정신 질환에 걸릴 위험도 모두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건선 환자는 계절 변화에 따른 피부 적응 능력이 정상인보다 떨어지고, 피부에 수분과 피부 영양분이 잘 공급되지 않아서 쉽게 건조해집니다. 건조한 피부는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계절 변화가 심한 환절기나 대기의 온도와 습도가 낮고, 실내 난방으로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때문에 야외 활동이 적어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부족한 겨울철에 건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건선 때문에 위험 높아지는 다양한 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염증성 장 질환 
-불안장애
-우울증
-신경증성 장애 

 

▶조기 치료 중요‧‧‧건선 치료제 부작용 주의해야  

건선은 피부 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이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 의료진에게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건선은 만성 재발성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서양의학에서 건선은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단계별로 국소치료제인 연고, 전신치료제인 내복약, 광선치료, 생물학제제 등을 사용해 치료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들은 알려진 병리 기전을 중심으로 과활성화된 피부 면역 반응을 억제해서 증상을 개선시키는 대증적 치료 방법입니다.

때문에 염증 반응을 억제해 증상을 개선시키는 효과는 뚜렷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며 억제된 면역 반응들이 다시 활성화되는 리바운드 현상으로 증상이 재발하기 쉬워서 지속적인 사용을 멈추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건선의 특성상 만성적 경과 탓에 장기 치료 시 대개 부작용 위험이 높아져서 지속적인 사용이 어려운 경우들도 있습니다. 

잘 알려진 스테로이드의 다양한 부작용 이외에도 기형아 출산 위험으로 가임기 여성은 복용에 신중해야 하는 치료제도 있습니다. 일부 치료제의 경우 종양 발생 위험이 증가하거나 심각한 간 독성, 신장 손상 위험도 생길 수 있습니다. 

서양의학에선 이러한 건선 치료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치료를 복합적으로 사용해 단독 치료보다 양약의 사용량을 줄이는 병행 요법을 사용하거나 일정기간 마다 약물을 바꾸는 순환요법을 많이 적용합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제보다 부작용이 적은 생물학제제 등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제제도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비용부담이 크며, 경우에 따라 효과가 없거나 치료 중지 시 수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서 여전히 한계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건선 환자 중 장기간의 질병 경과를 보이며, 서양의학적 치료에도 재발이 지속하거나 서양의학적 치료제를 장기간 사용하기 힘든 경우 한의학적 건선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표치(標治) + 본치(本治)‧‧‧건선의 한의학적 치료 

한의학에선 건선 치료 시 홍반, 각질, 가려움증 등 피부 증상을 개선하는 표치(標治)와 피부와 연관된 오장육부의 대사 기능을 정상화해서 피부에 산소와 영양분을 적절히 공급해 피부 증상의 근본 원인을 개선하는 본치(本治)로 나누어 치료합니다. 

특히 만성 경과를 보이며,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자가면역 질환이나 난치성 피부 질환은 대개 피부 단독적인 문제보다 피부와 연관된 소화기계, 순환기계, 내분비계, 면역계, 신경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피부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본치(本治)를 중요시 하는 한의학적 치료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건선의 한의학적 병리 상태인 혈열(血熱), 습열(濕熱), 어혈(瘀血), 혈허(血虛), 기허(氣虛) 등의 개선을 목표로 개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약, 침, 뜸, 연고제, 입욕제, 훈증치료 등을 건선 치료에 사용합니다. 

건선의 중증도나 임상형 및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여러 한의 치료법 중에서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합니다. 양약 사용 중인 경우는 초기에 양약을 바로 끊기 보다 치료 중인 양약과 한방 치료를 병행하며, 점진적으로 면역과 염증을 억제하는 양약 사용량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한의학적 치료의 최종 목표는 몸이 스스로 정상적인 피부 생리 기능을 회복해서 교란된 면역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반복적인 대증적 치료약 사용은 당장 증상 개선은 보일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정상적인 몸의 면역 반응까지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환자의 건강 상태 및 건선의 중증도에 따라 적절히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법을 선택해서 한방 피부과 전문의의 지도하에 지속적으로 치료‧관리해야 합니다.

▶한의학적 변증 유형에 따라 맞춤 치료 

피부 홍반성 판, 구진과 가려움이 주로 나타나는 시기에는 혈열(血熱)형, 습열(濕熱)형, 풍열(風熱)형의 환자들이 많습니다. 만성화돼 각질 건조, 피부가 두꺼워지고 홍반색이 어두운 경우 혈조(血燥)형, 혈어(血瘀)형의 환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장기간 건선이 지속하면 기허(氣虛)형, 혈허(血虛)형 병태가 혼재돼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것은 건선의 병리조직학적 특징인 이상각화는 혈허(血虛)와 기허(氣虛), 호중구의 미세농양은 습열(濕熱),와 백혈구, 림프구의 표피 내 침윤은 혈열(血熱), 표피의 증식 비후는 어혈(瘀血)과 진피 유두층의 부종, 혈관 확장은 습열(濕熱)과 어혈(瘀血), 진피의 염증세포 침윤은 혈열(血熱)과 습열(濕熱) 등의 한의학적 변증 유형과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건선 치료에서는 체질의 한열허실과 건선의 피부 증상(각질, 홍반 정도 등), 동반된 전신 증상(변비, 히스테리 등)에 따라 피부 염증을 주로 치료하는 표치(標治)를 위한 청열제(淸熱劑)와 혈액 순환과 말초 미세혈관 염증을 개선시켜 피부로의 산소와 영양공급을 개선하는 본치(本治)를 위한 활혈화어제(活血和瘀劑)를 주로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한약 처방은 황련해독탕, 방풍통성산, 온청음, 당귀음자, 계지복령환, 소풍활혈탕 등이 있습니다. 이들을 단독 혹은 병행해서 사용합니다. 

주요 변증 유형별로는 혈열(血熱)형에는 양혈(凉血), 청열(淸熱), 해독(解毒)하는 생지황, 석고, 적작약, 괴화, 토복령, 자초, 지유, 대청엽, 인동등 등의 한약으로 처방을 구성합니다.

혈조(血燥)형에는 양혈(養血), 자음윤조(滋陰潤燥)하는 숙지황, 당귀, 현삼, 맥문동, 천문동, 마인 등을 주요 약으로 처방합니다.

혈어(氣滯血瘀)형에는 활혈화어(活血和瘀)하는 계혈등, 단삼, 목단피, 도인, 홍화 등의 한약을 주요 약으로 처방하며, 환자 체질 및 증상, 시기별로 이들 약재를 함께 사용하거나 가감합니다. 

내복약 이외에도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는 족삼리, 삼음교, 곡지, 혈해 등을 주요 혈자리로 하는 침 치료나 약침 치료, 환부 뜸 치료, 한약 훈증 요법, 입욕법, 자운고, 청대고 등 연고제, 광선치료 등을 건선 치료에 사용합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도 보고됩니다.

건선은 만성적 경과를 보이며, 재발이 잘 되는 질환이어서 일상에서의 유발인자들을 적절히 관리해서 증상의 악화 및 재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건선 환자의 생활 관리법 

① 건선 환자의 피부는 계절 변화로 인한 피부기능 조절 능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환절기 및 겨울철에는 보습에 각별히 주의헤서 피부가 건조하지 않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② 연쇄상 구균 등의 감염 시 건선이 발병하거나 악화될 수 있으므로, 편도선염 같은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③ 피부 자극이나 손상을 피하고 과로, 흡연, 음주를 줄이며 운동, 취미 생활 등으로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④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통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⑤ 적절한 일광 노출은 건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과도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일광 노출을 적절히 한다.

 

도움말 경희대한방병원 자가면역난치질환센터 김규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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