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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구강 건조증 3개월 이상 지속하면 ‘쇼그렌 증후군’ 의심
안구‧구강 건조증 3개월 이상 지속하면 ‘쇼그렌 증후군’ 의심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0.07.03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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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구건조증이 심해진 40대 여성 A씨. 간헐적으로 눈이 건조하다는 느낌만 있었지만 최근 눈이 까끌까끌하고, 눈의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기도 했다. 간헐적으로 인공눈물만 점안하면 증상이 나아졌는데, 이제는 하루에 3~4차례 계속 사용해도 증상이 지속됐다. 

눈 증상과 함께 피곤함이 심해져서 몸에 기운이 떨어져 안구건조증이 생긴 것으로 생각해 한의원을 찾았다. 구강건조 증상도 약간 있었던 A씨는 쇼그렌 증후군이 의심된다며 정밀 검사를 권유받았다. A씨는 대학병원에서 쇼그렌 증후군으로 확진 받고, 치료 중이다.

 

▶40‧5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 

안구건조와 구강건조가 지속해서 진료를 받은 후 쇼그렌 증후군으로 진단받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성별 환자 분포를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높습니다. 특히 40~50대 여성에게서 잘 발병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안구건조 또는 구강건조를 갖고 있는 환자로 증상이 심하고 일반적인 치료에 개선되진 않으면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황사‧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건조증이 심해져서 불편감이 더 커집니다. 쇼그렌 증후군은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로 자가면역 작용으로 인해 외분비샘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눈‧코‧인두‧후두‧질 등의 점막 표면에 건조증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쇼그렌 증후군 발생 기전은 이렇습니다. 인체 내 여러 면역세포들이 외분비샘에서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키면서 다양한 염증 물질이 축적되고, 이들로 인해 침샘이나 눈물샘인 외분비샘이 손상됩니다. 

손상된 외분비샘은 그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해서 점막을 적셔주지 못하고, 건조한 증상이 발생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외분비샘인 눈물샘과 침샘에서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눈물샘이 손상되면 안구건조증, 침샘이 손상되면 구강건조증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건조증은 점막 표면에 염증이 발생하기 쉽게 하고, 이들의 자극이 안구표면 및 구강 내 이물감, 통증 등의 증상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왜 이런 자가면역 반응이 발생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일부 유전적‧환경적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피로 및 수면장애‧불안도 동반 

쇼그렌 증후군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안구건조는 3개월 이상 눈에 모래가 있는 듯한 증상이 지속됩니다. 하루 3회 이상 인공눈물을 쓸 경우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구강건조도 3개월 이상 건조 증상이 이어지면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합니다. 또 자꾸 침샘이 붓거나, 음료를 마시지 않으면 입이 건조해서 음식을 삼키지 못하기도 합니다. 

쇼그렌 증후군 증상이 심해지면 다른 점막 부위의 건조도 발생해 비강‧인두‧질 부위에서 건조감을 호소합니다. 특히 인두 부위 건조는 연하장애를 일으킵니다. 

안구‧구강 건조 이외에 가장 흔하게 동반되는 증상은 과도한 피로입니다.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70~80%는 피로를 호소하며, 수면장애‧불안‧우울증 등 전신증상도 나타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은 통증으로, 환자 15% 정도에서 전신성 관절염 및 근육통이 생깁니다. 아울러 환자 10~15%는 멍이 잘 발생하며, 약 5%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기관지 천식, 간질성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이 동반됩니다.

 

※쇼그렌 증후군에 동반되는 증상
-안구건조증
-구강건조증
-과도한 피로
-수면장애
-불안
-우울증 

 

▶쇼그렌 증후군의 한의학적 접근 & 치료 

고전 한의학 문헌에서 쇼그렌 증후군과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병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안구건조증에 해당하는 백삽(白澁), 신수장고(神水將枯), 건삽안화(乾澁眼花), 구강건조증의 구건(口乾)에서 제시된 치료를 응용해서 접근합니다. 

중국에선 ’조비(燥痹)‘로 표현합니다. 한국에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명칭이지만 한의학에서 쇼그렌 증후군을 어떻게 보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칭입니다. 

조(燥)는 건조하다의 조에 해당하는 글자이고, 비(痹)는 마비의 비에 해당하는 글자로 보통 막히다, 저리다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뜻을 볼 때 쇼그렌 증후군을 한의학에선 건조함이 심해지면서 여러 문제들을 일으키고, 이러한 것들이 어혈, 담음, 독 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켜서 제 기능을 못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치료도 이처럼 건조하게 된 성질을 줄이기 위해 음(陰)을 보충하는 치료를 기본으로 해서 자윤(滋潤, 촉촉)하게 하며, 음의 부족함이 심하여 화(火)가 심할 경우 이를 줄이는 치료를 같이 사용합니다. 

만약 어혈, 담음 같은 증상이 많으면 이들을 먼저 해결하는 등 환자별 진행 상태에 따라서 치료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2013년 처방들을 분석한 연구를 살펴보면 절반이상의 처방들이 음을 보충하는 처방을 사용했습니다. 이어 어혈(瘀血)을 제거하는 처방이 많았습니다. 또 주로 맥문동(麥門冬), 생지황(生地黃), 현삼(玄蔘) 같은 음을 보충해서 몸을 자윤시켜 주는 약재들이 주로 사용됐습니다. 

대만에서 쇼그렌 증후군 환자들에게 어떠한 처방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봐도 음을 보충하는 기국지황환(杞菊地黃丸), 감로음(甘露飮) 처방을 중점으로 치료했습니다.

▶“인체 균형 깨지지 않게 관리해야” 

쇼그렌 증후군의 한의학적 치료를 쉽게 이해하면 인체의 부족한 부분인 음을 보충하고 어혈, 담음 등을 제거해서 인체 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몸에 비록 자가면역반응 같은 자극이 발생해도 안구건조, 구강건조 등의 증상이 쉽게 생기지 않고, 발생해도 증상이 심하지 않게 몸에 여유를 만들어 주어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쇼그렌 증후군은 치료 후 증상이 개선됐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다음 단계로 일상관리가 중요합니다. 자가면역 질환에서 완치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증상 호전 후에도 이러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잘 유지하는 것이 치료만큼 중요합니다. 극단적인 식사제한, 특별한 운동법 보다는 골고루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더불어 몸의 균형을 잘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람들마다 각자 취약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늘 소화가 불편합니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무너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취약점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몸에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취약점을 잘 이해하고 관리해서 인체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움말 경희대한방병원 자가면역난치질환센터 김봉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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