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생애주기 동안 남성보다 많은 신체 변화를 겪습니다. 월경‧임신‧폐경을 거치면서 큰 너울처럼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산부인과 문제도 나타날 수 있어서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임신은 여성의 신체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여성과 태아가 모두 건강 하려면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모든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같은 임신‧출산 준비와 관리는 여성만의 몫이 아닙니다. 배우자도 함께 참여해야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부 공동의 과제입니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서연 교수의 자문으로 ‘부부가 함께 준비하는 임신‧출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생명의 탄생. 그 중요성만큼 관련 정보가 많고, 개개인에게 적용하는 내용도 달라집니다. 그렇지만 모든 산모에게 해당하는 필수적인 체크 항목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항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바로 ‘산전 진찰’입니다.

산전 진찰은 산모와 아기를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어서 임신이 확인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방문해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관리되지 않은 임신은 △사산 △조산 △신생아 사망 △산모 사망 등 안 좋은 임신 결과를 초래합니다. 

▶산모 건강 및 태아 성장 평가

 정기적인 산전 관리를 통해 산모의 건강과 태아의 성장을 평가합니다. 정상적인 임신일 때는 임신 확인 시부터 임신 28주까지 4주 간격으로, 36주까지는 2주 간격으로, 그 이후부터 분만 시까지 매주 정기적으로 산전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자궁경부무력증 △임신성 당뇨병 △임신 중 고혈압 질환 △태아 기형 및 태아 성장 이상 등 이상 소견이 있으면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해서 더 많은 빈도수로 산전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주요 산전 진찰 검사 항목 세 가지  

산전 진찰 항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째는 임신 확인 후 처음 방문했을 때 검사 및 추적 산전 관리를 위해 왔을 때, 둘째는 매번 시행하는 검사, 셋째는 해당 주수에 시행하는 검사입니다.

① 임신 확인 후 처음 방문했을 때

우선 초음파검사로 아기집의 위치와 수, 태아 유무를 검사합니다. 태아가 확인되면 태아 심박동을 체크하고, 머리엉덩길이로 분만 예정일을 예측합니다. 아울러 자궁에 근종이나 선근증 등의 이상이 있는지, 난소와 나팔관은 문제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이어 혈액검사에서는 빈혈을 비롯해서 △풍진 △B형 간염 △매독 △에이즈 등의 항체가 있는지 진단합니다. Rh 혈액형 여부도 확인해서 태아의 용혈성 질환을 예방합니다.

이외에 소변검사와 자궁경부질세포진검사도 진행하며, 필요한 경우 산모에 따라 성매개질환검사 또는 이른 임신성당뇨검사를 시행합니다. 

② 추적 산전 관리 시 매번 확인하는 검사

매번 산부인과 방문 시마다 태아의 심박동수를 측정합니다. 임신부는 체중과 혈압을 측정합니다. 또 소변검사를 통해 단백뇨와 요당의 유무를 확인합니다. 

건강한 정상 임신에서 태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초음파는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마다 매번 측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③ 해당 주수에 시행하는 검사

* 11주~13주
1차 기형아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시기로, 염색체 이상이 있는 태아를 선별합니다.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목덜미투명대의 두께를 측정하고, 모체혈청선별검사 또는 태아DNA선별검사(NIPT)를 진행합니다. 

모체혈청선별검사의 종류와 태아DNA선별검사(NIPT) 시행 여부는 산모의 과거력 및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시기에 태아 염색체 이상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산모는 융모막융모검사로 확진검사를 진행합니다.
 
* 15주~20주
1차 기형아 선별검사에서 통합검사 또는 사중표지물질검사를 선택하는 경우 이 시기에 2차 기형아 선별검사를 시행합니다. 이 시기에 태아 염색체 이상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산모는 양수검사로 확진검사를 진행합니다.
 
* 20주~24주
태아 기형 선별 초음파를 시행해서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태아를 선별하고, 태반‧자궁경부 등 임신에 중요한 초음파 소견을 확인합니다.
 
* 24주~28주
한국 여성은 모두 이 시기에 임신성당뇨 선별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 선별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인 산모는 확진검사를 시행합니다. 선별검사는 금식이 필요하지 않은 당부하검사로 이뤄지지만, 확진검사는 금식이 필요한 당부하검사입니다. 임신성당뇨선별검사와 함께 빈혈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도 함께 이뤄집니다.
 
* 32주~36주
주기적인 태아 초음파를 통해 △태아와 태반의 위치 △태아의 예상 체중 △태아의 움직임 및 양수량으로 태아 상태를 진단합니다. 필요 시 태동검사를 통해 태아의 상태 및 자궁 수축을 확인합니다.
 
* 36주 이후 
분만의 방법을 결정하고, 결정된 분만법에 필요한 혈액검사 및 영상검사를 진행합니다. 질식분만 예정 산모는 이 시기에 질과 항문 주변 피부에서 B군용혈연쇄구균 여부를 확인해서 분만 시 항생제를 사용해 산도 내 태아 감염을 예방합니다.

▶임신 중 약물 복용 & 예방 접종

임신 8주에서 15주 사이는 태아의 장기 발달이 일어나는 시기로 약물 사용 및 방사선 노출 등에 민감한 시기입니다. 때문에 임신을 확인한 이후에는 사용하고 있는 약물에 대해서 전문의에게 점검을 받고, 약물의 종류 및 용량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약물이 있으면 임신에 영향이 가장 적은 것으로 변경합니다. 

임신부가 방사선 노출이 된 경우 또는 임신 중 꼭 방사선 노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방사선 종류와 횟수에 따른 피폭량을 계산하고 임신에 미칠 영향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신경관결손 관련 기형 예방을 위해 가능하면 임신 1개월 전부터, 늦어도 임신 확인 시부터 엽산을 복용해서 임신 후 3개월까지 유지해야 합니다.

임신 중 예방접종이 필요할 경우 생백신인 홍역‧볼거리‧풍진‧수두 등은 금기입니다. 하지만 임신인지 모르고 예방주사를 접종 받았다고 해서 임신 중절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독감 유행 시기가 되면 임신 주수와 무관하게 모든 임신부는 독감 예방주사를 접종 받아야 합니다. 임신 27주에서 36주 사이 임신부들은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백일해에 대해 태아에게 간접 면역을 만들어 주기 위해 백일해 예방주사를 접종 받아야 합니다. 

▶기억해야 할 임신 중 위험 징후

임신 중 위험 징후를 알고, 빠른 조치를 받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선 질 출혈과 복통이 있으면 태반 관련 문제 및 분만 진통이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물 같은 분비물이 있으면 양막 파수 가능성이 있어서 역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발열 및 오한은 융모양막염 등 자궁내감염 증상이기도 하지만, 고열은 그 자체만으로 태아 신경관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서 위험 징후에 속합니다. 또 태동이 감소하면 태아가 자궁 내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저산소증에 빠져 나타나는 위험 징후일 수 있습니다. 

부종‧두통‧시력장애도 중증 임신 중독증의 증상일 수 있어서 신속하게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심한 구토는 임신성급성지방간 등 응급 질환일 수 있으며, 심한 구토 때문에 전해질 불균형 및 탈수 상태가 돼서 태아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신속한 병원 진료 필요한 임신 중 위험 징후

-질 출혈 & 복통 : 태반 관련 문제 및 분만 진통
-물 같은 분비물 : 양막 파수 가능성
-발열 및 오한 : 융모양막염 등 자궁내감염 
-태동 감소 : 태아저산소증 의심
-부종‧두통‧시력장애 : 임신중독증 
-심한 구토 : 임신성급성지방간 등 응급질환

※ Doctor's Pick!
“산전 진찰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엄마와 태아를 주치의에게 맡기는 것도 좋지만 현재 임신 주수에 무슨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그 검사를 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산전 진찰을 통해 산모에게 임신 관리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은 임신 결과를 더욱 향상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