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벌어지면 주의해야 할 신체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혈압’입니다.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 상승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인 뇌졸중‧심근경색을 부르는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서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높은 혈압의 영향을 받아서 발생하는 고혈압성 질환 중 뇌 속 혈관이 터지는 뇌내출혈이 있습니다.
높은 혈압 때문에 뇌 속의 혈관이 파열하는 급성 질환이어서 치료 후 후유증‧장애를 남기거나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고혈압성 뇌내출혈은 급성이어서 뇌혈관이 터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증상이 의심될 땐 최대한 신속하게 병원 치료를 받아야 결과가 좋고, 사망 위험이 감소합니다.
고혈압성 뇌내출혈의 원인과 주요 증상, 치료‧예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세 동맥 파열하는 ‘고혈압성 뇌내출혈’
뇌졸중은 많이 알려진 뇌혈관 질환으로, 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합니다.
뇌출혈 중에서 외상없이 스스로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자발성 뇌출혈 중에 대표적인 것이 ‘지주막하 뇌출혈’과 ‘고혈압성 뇌내출혈’ 입니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동맥류 및 뇌동정맥기형 등의 이상 혈관이 파열되어 뇌출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고혈압성 뇌내출혈은 높은 고혈압 때문에 장기간 뇌 속 작은 모세혈관이 손상을 받다가, 견디지 못하고 파열돼 발생하는 출혈입니다.
고혈압성 뇌내출혈의 주범인 ‘혈압’은 심장에서 혈액을 신체 곳곳에 보내질 때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입니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와 이완기가 120/80mmHg입니다.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정연구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 뇌출혈을 비롯한 뇌졸중 발병 위험이 4~5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 뇌출혈의 종류
① 고혈압성 뇌내출혈
높은 고혈압 때문에 장기간 뇌 속 작은 모세혈관이 손상을 받다가 파열
② 지주막하 출혈
뇌동맥류 및 뇌동정맥 기형 등의 이상 혈관이 파열
고혈압성 뇌내출혈이 발생하는 혈관은 주로 뇌의 심부로 들어가는 작고 미세한 동맥들입니다. 이 혈관들은 고혈압에 따른 혈압 변동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해서 터질 수 있습니다.
고혈압 이외에도 미세한 동맥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같은 지질이 축적되고, 혈관벽이 파괴된 후 반흔이 생기면서 혈관의 국소 괴사와 좁쌀 모양의 미세동맥류가 발생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기도 합니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서 조기에 발견 및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고혈압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뇌출혈을 비롯해 심장병‧신장병 등 심각한 질환의 발병 위험을 키우고 자칫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뇌출혈‧혈종 발생 부위 특징에 따른 증상
고혈압성 뇌내출혈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유형은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두통을 동반한 반신 편마비, 감각이상, 시야 결손, 어눌한 말투 등 다양한 신경학적 문제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출혈량이 많으면 의식이 저하되어, 혼수상태에 빠져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증상 차이는 출혈로 뇌 속에 혈액이 고인 혈종의 크기나 뇌출혈의 위치에 따라 그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우선 기저핵 출혈(A)이나 시상부 출혈(B)이 대표적인데 △반신 마비 △이상감각 및 저린감 △시야 결손이 동반될 수 있고, 시상출혈의 경우 의식저하가 동반된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우성 대뇌반구 출혈은 언어 장애를 부릅니다.
피질하 출혈(C)은 초기에 두통‧간질 등을 보일 수 있고, 발생 부위에 따라 마비 감각이상 등의 국소적인 기능장애가 나타납니다.
소뇌 출혈(D)은 △후두부 통증 △어지럼증 △운동 실조 △호흡 마비 △의식 저하 등을 보이며, 증상이 갑자기 악화할 수 있습니다.
교뇌 출혈(E)은 출혈량이 적어도 다른 부위 출혈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데 △혼수 상태 △동공 축소 △체온 상승 등이 찾아와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척수액이 고여 있는 뇌실내출혈(E) 의 경우에도 의식저하 및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뇌내줄혈 발생 부위에 따른 증상 특징
- 기저핵출혈, 시상부출혈 : 반신마비, 이상감각, 저린감, 시야결손
- 피질하출혈 : 두통, 간질, 국소적인 기능장애
- 소뇌출혈 : 후두 통증, 어지럼증, 운동 실조, 호흡 마비, 의식 저하
- 교뇌출혈 : 의식 혼수, 동공 축소, 체온 상승, 사망
- 뇌실내출혈 : 두통, 의식저하
▶뇌내출혈 진단 & 검사
뇌내출혈 증상은 갑자기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때문에 두통‧오심‧구토와 함께 운동‧감각 마비, 의식 저하 같은 신경학적 장애가 불현 듯 찾아오면 신속하게 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아서 뇌출혈의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합니다.
뇌 CT는 뇌 속 혈종 진단에 용이하며, 약 1cm의 혈종도 정확한 위치까지 찾을 수 있습니다.
뇌내출혈 시점을 뇌 CT로 가늠할 수 있는데, 출혈 직후에는 고밀도 영역의 경계가 뚜렷하고, 혈종의 농도는 주변 부위부터 중심부 쪽으로 서서히 감소합니다.
혈종은 약 2주일이 지나면 고밀도 영역은 작아지고, 경계도 불분명해집니다. 약 3주 후에는 밀도가 같은 영역으로 변합니다.
뇌내출혈이 아닌 뇌동정맥 기형, 뇌종양, 뇌경색증, 모야모야병 등이 의심되는 뇌 속 혈종은 조영 증강 CT 및 뇌혈관 정밀 CT를 진행해야 합니다.
뇌 자기공명영상(MRI)도 뇌내출혈을 진단하는데 필요합니다. 급성기 뇌내출혈보다 아급성 및 만성 시기에 이르면 CT보다 해상도가 뛰어나고, 혈종의 3차원적인 위치까지 알 수 있습니다.
고혈압성 뇌출혈이 아닌 뇌동맥류, 뇌동정맥 기형 같은 뇌혈관 이상에 의한 뇌출혈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뇌혈관 조영술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뇌내출혈의 보존적‧수술적 치료 & 특징
뇌내출혈로 진단되면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줄이고,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치료법은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눕니다.
보존적 치료법에는 △항고혈압제 투여 △두개강내압(뇌압) 상승 조절 △수액‧전해질‧영양분 투여 △혈당 조절 등이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출혈에 따른 혈종이 클 경우 초기에 제거하기 위해 진행합니다. 혈종 탓에 두개강 내압 상승이 있으면 혈종을 제거해서 압력을 낮춰야 합니다.
이 같은 치료를 통해 사망 위험을 줄이고, 출혈 부위 부종과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며, 빠른 혈종의 흡수 후 조기에 재활치료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뇌내출혈에 따른 혈종을 제거하는 수술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직접 두개골 부위를 열고, 출혈 부위로 들어가는 ‘개두술’이 있습니다. 보통 두개강내압 상승이 동반된 다량의 출혈이 동반된 급성기에 시행합니다.
또 한 가지는 CT 등을 이용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뇌내혈종의 중심점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두개골에 작은 구멍 하나를 뚫어서 배액관을 삽입하는 ‘뇌정위수술’입니다.
이후 삽입한 배액관을 통해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 혈종을 녹여서 배출시킵니다. 수술 방법의 결정은 환자의 상태와 나이, 혈종의 위치와 양 등을 고려해서 결정합니다.
뇌내출혈의 예후는 기본적으로 출혈 부위와 혈종의 크기가 결정하며, 출혈 후 악화된 초기 신경학적 장애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다량의 뇌내출혈로 인한 뇌압상승이 동반되면 사망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뇌실 속이나 뇌교‧연수와 같은 뇌간 부위의 출혈은 예후가 안 좋습니다.
아울러 뇌간 부위는 호흡〮혈압〮체온 조절의 중추여서 이 곳에 뇌출혈이 발생하면 △불규칙 호흡‧맥박 △빛에 동공이 수축하는 대광반사의 소실 △체온의 급격한 상승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뇌출혈 이후 발생하는 운동 마비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초 3개월간의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통해서 회복 정도가 커지며, 그 기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6개월에서 1년 이후의 마비 회복 정도는 상당히 더뎌서 영구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습니다.
※뇌내출혈에 따른 혈종 제거 수술법 2가지
① 개두술
-직접 두개골 부위를 열고 출혈 부위로 접근해서 진행
② 정위적 뇌수술
-두개골에 직경 약 1cm의 구멍을 뚫은 후 뇌정위 수술 기구를 이용해 배액관을 삽입
-출혈 부위에 삽입한 배액관을 통해 추가적인 혈종의 배액
▶뇌내출혈 예방하는 슬기로운 혈압 관리 습관
고혈압성 뇌내출혈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고혈압의 예방‧관리입니다. 성인은 식습관의 변화, 운동 부족 등으로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항상 고혈압 발생 유무를 확인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식사를 할 땐 염분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하며, 1일 염분 섭취량을 10g 이내로 제한합니다. 과음도 혈압을 높이기 때문에 자제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관리도 중요한데 △간‧곱창 같은 내장 △달걀노른자‧명란 등 알 종류는 고콜레스테롤 음식이어서 줄여야 하고, 대신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이 적은 흰살 생선이 포함된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육류 섭취 시 튀기거나 굽는 조리법 보다는 삶은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채소‧과일처럼 섬유소가 많은 식품에는 혈압을 낮추는 칼륨이 풍부해서 평소 챙겨 먹어야 합니다.
정연구 교수는 "뇌졸중 위험 인자인 담배를 피하고, 심장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며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환경적인 요인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고혈압이 있거나 비만인 고령자는 추운 장소, 사우나 등 급격한 혈압 변화를 초래하는 기온 변화가 심한 상황을 조심해야 합니다. 추우면 혈관이 수축해서 혈압을 높이고 혈관이 터지기 쉽습니다.
이외에 평소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며,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해야 합니다.
※ Doctor's Pick!
운동 마비 및 감각 이상이 동반된 갑작스러운 두통이 발생해서 뇌출혈이 의심되면 시간을 끌지 말고 최대한 신속하게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고혈압 가족력이 있으면 출혈이 심해지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과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