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귀에 많이 익숙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전신 관절에 손상을 일으키는 이 병의 심각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은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된 적도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우리 몸을 지켜야 할 신체의 면역세포들이 신체를 적으로 오인해서 공격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으로도 착각할 수 있어서 환자의 증상을 토대로 면밀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약 1%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이며, 초기에 진단‧치료 받지 못하면 관절이 손상될 수 있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증상이 나타난 후 2년 내에 관절이 심하게 변형 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현재 완치가 힘들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중경 교수의 자문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의 특징과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관절 연골‧활막 손상되는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은 △루푸스 △강직척추염 △베체트병 △쇼그렌증후군 등 수많은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입니다.
류마티스 질환은 관절•인대•근육•신경•장기•혈관 등 온몸에 염증을 일으켜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인구의 최대 약 10%가 류마티스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 가운데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활막 등 관절과 관절 주변 조직이 점차 손상돼서 관절이 붓고 통증이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은 주로 손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 많이 관찰됩니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며 악화하면 관절이 휘거나 뒤틀리는 변형과 함께 심하면 장애까지 발생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아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혼동할 수 있습니다.
▶발병 원인 불명확‧‧‧여성이 환자 75% 차지
류마티스관절염이 왜 발생하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연구들을 통해 신체 면역계가 우리 몸을 적으로 착각해서 공격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바로 자가면역질환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유전 △세균‧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흡연 등입니다.
특히 흡연은 류마티스관절염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담배를 피우면 발병 위험이 2~3배 높아지고, 증상도 더 심해집니다.
국내에는 인구의 약 1%인 50만여 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최근 수년 동안 매년 24~25만 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진료를 받았습니다.
2020년 기준 성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비율을 보면 여성이 약 75%를 차지해서 남성보다 약 3배 많습니다. 또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증가하는데, 50‧60대 환자가 56%를 차지해서 가장 비율이 높습니다. 또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60대 이상 환자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
류마티스관절염 초기에는 손가락‧손목‧발 등의 관절이 붓거나 통증과 열감이 생깁니다. 병이 서서히 진행하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면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손가락 관절이 붓거나 뻣뻣해서 주먹을 쥐기 어려운 ‘아침강직’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하면 꼭 초기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증상이 점차 심해지면서 손가락‧발가락‧손목‧팔꿈치‧어깨 등 여러 관절에서 좌우 양쪽으로 대칭적인 통증‧부종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관절 증상 이외에 △체중감소 △미열 △피곤함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증상이 점차 진행하면서 악화하면 관절이 굳고 변형돼서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중증으로 악화하면 다양한 관절에 염증이 침범해서 잠자리에서 돌아눕지도 못하고, 누워서 생활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결국 활동량이 급감하면 심‧폐 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늑막염 △신경염증 △간질폐렴 등 합병증이 동반하거나, 사망률이 높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집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일반 인구에 비해 평균 수명이 5-10년 이상 짧은데, 이는 대부분 감염이나 심혈관 질환 등과 같은 합병증 때문입니다.
※ 류마티스관절염 악화가 부르는 합병증
- 늑막염
- 신경염증
- 간질폐렴
- 심혈관 질환(심근경색, 협심증)
▶완치법 없어 조기 진단이 제일 중요
심각한 합병증을 부르는 류마티스관절염은 현재까지 예방이 불가능해서 조기 발견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통해 완치를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 관리가 늦어져서 손상된 관절은 다시 되살릴 수 없고, 평생 관절 기능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되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빨리 발견해서 통증을 줄이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게 최선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정확한 진단과 초기 치료가 환자의 증상 개선 및 향후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문진 △혈액 검사 △관절 진찰 △영상 검사 등으로 진단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혈액 검사에서 HLA-DR이라는 특정 유전자를 가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아울러 항CCP라는 특정 항체 수치도 높습니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을 제대로 진단하려면 환자 문진을 통해 증상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관절 부위를 일일이 촉진하면서 정도와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지름길은 없습니다. 계단을 하나씩 오르듯이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항류마티스 약물로 치료‧‧‧환자 생활관리도 중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보통 통증‧염증을 조절하는 항류마티스 약물로 진행합니다. 최근 관절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특정 면역물질을 차단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어 관절 통증과 변형을 막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악화해서 관절이 많이 변형된 환자는 운동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증상 개선 및 악화를 막기 위해 치료와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잘 지켜야 합니다. 우선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하고, 통증을 핑계로 활동을 줄이면 안 됩니다.
운동량을 줄이면 관절을 보호하는 근육 등 조직들의 증상이 더 악화하기 때문에 신체에 무리가 없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추천되는 운동은 △실내 자전거 타기 △걷기 △스트레칭 △아쿠아로빅 등입니다. 반면 계단 오르기, 등산처럼 관절에 무리가 가는 활동은 피해야 합니다.
※ 안중경 교수의 Pick!
흡연은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을 키울 뿐 아니라 항류마티스 약제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혈액 순환 장애 및 혈관 손상을 일으켜서 관절염을 악화시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을 예방하고 증상 악화를 막으려면 꼭 금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