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가위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의미 있는 명절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증가한 집안 일, 운전, 대화 등으로 스트레스가 커져서 몸과 마음에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명절 증후군’입니다.
명절 증후군에 따른 증상은 관절통, 두통, 허리통증,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등 다양합니다. 이처럼 명절 증후군으로 지친 심신을 풀어주는 지압법이 있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의 자문으로 추석 명절에 지친 몸의 회복을 돕는 증상별 지압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합니다.
▶목이 뻣뻣할 때 ‘풍지혈‧천주혈’
목이 뻣뻣하다고 느낄 땐 풍지혈이나 천주혈을 눌러주면 도움이 됩니다. 풍지혈은 귀 뒤에 튀어나온 뼈를 지나 움푹 파인 곳으로 뒤통수뼈가 끝나는 선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엄지손가락 또는 두세번째 손가락을 이용해서 조금 힘주어 마사지하듯 주물러주면 강렬한 자극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의 통증이나 두통, 눈의 피로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천주혈은 뒷머리카락 경계선의 정중앙점에서 양옆으로 1~3cm 지난 자리의 근육인 승모근 바깥쪽에 있습니다. 엄지손가락 혹은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5~10초 지긋이 눌러주면 압통이 느껴집니다.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고 머리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서 후두통‧경항통‧만성피로 개선에 좋습니다.
▶어깨가 아플 때 ‘견정혈’
어깨가 아플 땐 견정혈을 지압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견정혈은 고개를 숙였을 때 가장 튀어나는 목뼈와 어깨 끝까지의 일직선상의 중점에 위치한 혈자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견정혈을 눌러주면 뻐근하고 묵직한 압통을 호소합니다.
오른쪽 손을 이용해 왼쪽 견정혈을 지긋이 눌러주거나 원을 그리며 마사지해준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반대쪽 손을 이용해서 오른쪽 견정혈을 자극합니다.
어깨 결림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혈자리로서 주기적으로 자극하면 목‧어깨‧등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어깨가 결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집안 일 중에도 30분~1시간 간격으로 목과 어깨를 스트레칭 해주어 근육의 긴장을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통이 생겼을 때 ‘태양혈‧백회혈’
두통에 관련된 혈자리에는 대표적으로 태양혈과 백회혈이 있습니다. 태양혈은 관자놀이에 위치한 혈자리로, 눈과 귀 사이에 움푹 들어간 부위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해 해당 부위를 지긋이 눌러주거나, 둥글게 작은 원을 그려주어 지압하면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 어지럼증, 각종 신경증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아울러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백회혈은 앞이마 머리카락 경계선의 정중앙 지점과 뒷목 머리카락 경계선의 정중앙 지점을 연결하는 선상에 위치한 혈자리입니다. 머리 정수리에 위치합니다. 머리의 대표적인 혈자리로서 중풍, 두통,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에 효과가 있습니다.
▶눈이 피로할 때 ‘찬죽혈’
찬죽혈은 눈썹 안쪽 끝부분에 위치한 혈자리입니다. 엄지손가락 또는 검지손가락을 이용해서 눈썹 안쪽 끝의 안와부를 5~10초 지긋이 눌러주면 강한 압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 주변의 기혈 순환을 개선시키므로 안구건조증, 눈 주변 부종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태양혈 등 눈 주변의 다른 혈자리들을 함께 자극하면 눈이 침침하고 피로한 것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허리가 아플 때 ‘신수혈‧위중혈’
오랜 시간 운전을 하거나 집안일을 한 자세로 하면 허리에 무리가 갑니다. 허리 통증이 있을 땐 신수혈과 위중혈을 지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신수혈은 허리에 위치하는 혈자리로, 허리 중앙에서 양 옆으로 손가락 한마디 반 정도 떨어진 곳을 지그시 눌러줍니다.
허리가 시큰하고 은은하게 아플 때 오금에 위치하는 위중혈과 함께 지압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위중혈은 무릎 뒤쪽면 오금주름의 가운데 위치합니다. 혈자리 이름의 ‘中’은 ‘사방팔방에 통한다’, ‘중추신경과 전신에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두통과 요통이 있을 때 눌러주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사람이 서있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체의 후면에 나타나는 통증(등, 허리, 고관절, 대퇴, 무릎 등)에 좋습니다.
▶소화가 안 될 때 ‘합곡혈’
명절에 과식을 해서 소화가 안 될 땐 합곡혈 지압이 효과가 있습니다. 합곡혈은 손등에 위치한 혈자리로, 엄지와 검지사이에서 검지의 손뼈 중점 바로 옆에 위치합니다. 엄지와 검지를 약간 벌리고 해당 부위와 주변 근육을 반대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집어서 꾹 눌러주면 강한 압통이 느껴집니다. 체기가 있을 땐 통증이 더 심합니다.
소화기관에 작용하는 명혈로 소화기 기능을 조절해서 급체를 비롯한 소화불량, 구토, 구역, 설사, 변비 등에 활용됩니다. 명절 음식은 칼로리가 높아서 소화에 부담을 주기 마련입니다. 식사 후 자주 체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과식과 폭식을 피하고,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멀미를 할 때 ‘내관혈’
내관혈은 소화불량, 멀미, 구토에 효과가 있습니다. 내관혈은 손목 안쪽주름의 정중앙지점으로부터 약 3cm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굵은 힘줄사이에 있으며,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지긋이 눌러 자극합니다. 멀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움직이는 이동수단 안에서 책이나 스마트폰, TV 등을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슴 답답하고 두근거릴 때 ‘용천혈‧신문혈’
추석에 과도한 가사 노동으로 쌓인 피로와 대화 중 받은 상처가 잘 가시지 않으면 마음 속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럴 땐 용천혈이나 신문혈을 자극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용천혈은 발바닥에 위치한 혈자리로 발가락을 굽혔을 때 발바닥의 가장 오목한 곳에 해당합니다. 예로부터 손바닥과 발바닥은 머리와 직통한다고 보아 실신한 상황에서 의식을 깨우거나, 반대로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잠을 못자거나, 히스테리가 심할 때 용천혈을 눌러주면 좋습니다.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것처럼 뜨겁거나 상체로 열이 뜨는 증상에도 용천혈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극이 강하게 오는 위치로 많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유의해서 눌러줍니다.
신문혈은 손목 안쪽 주름의 내측 가장자리 끝에 위치합니다. 해당 부위 근처를 누르면 두 개의 힘줄이 느껴지는데, 반대편 손을 이용해 그 사이를 지긋이 눌러줍니다. 가늘고 끝이 뭉툭한 지압봉 등으로 눌러줘도 좋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주고 스트레스를 조절해주는 혈자리로서 화병, 히스테리, 불면, 불안, 두근거림, 건망증 등 각종 신경증에 광범위하게 사용합니다. 특히 손목 내측에 위치한 내관혈과 함께 자극하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