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견완증후군'은 온종일 컴퓨터 자판을 치는 것처럼 상체를 이용해 반복된 작업을 지속하면 나타납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집니다. 자세까지 구부정하면 증상이 더 악화합니다.
경견완증후군에는 10여 가지 질환이 포함됩니다.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 팔꿈치 관절 주위에 통증이 있는 ‘내‧외상과염(테니스‧골퍼 엘보)’, 근육 수축이 원인인 ‘근막통증증후군’, 위팔뼈와 어깨뼈 사이 공간이 좁아져서 회전근개 근육과 힘줄이 손상되는 ‘충돌증후군’ 등입니다.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도 속합니다.경견완증후군에 따른 통증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거나 ‘게릴라’처럼 옮겨 다니기도 합니다. 의사는 진단을 내리기 힘들고 환자는 이 병원 저 병원 떠돌다가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서 만성병으로 이어지는 게 경견완증후군입니다. 디스크를 의심하고 X선,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도 원인을 찾기 힘든 통증은 자세가 구부정해서 발생하는 경견완증후군일 가능성이 큽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김명서 교수의 도움말로 다양한 질환이 혼합된 경견완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Q. 손이 저리면 목디스크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손저림의 원인이 목디스크인 경우는 1% 미만입니다. 영상촬영으로 디스크가 조금 튀어 나왔다고 해도 디스크가 아닐 수 있고 통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 있습니다. 누구든 나이가 들면 디스크가 나옵니다. 손저림의 원인은 다양하며 근육(어깨 부위)이 뭉친 근막통증증후군, 주관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Q. 목디스크와 비슷한 사례가 있나요.
다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릎관절염이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관절염으로 걷기 불편하고, 이것을 보상하기 위해 허벅지 근육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이 영향으로 무릎 관절 뿐 아니라 대퇴부에 통증이 생기고 허리디스크로 생각합니다. 때문에 영상촬영은 환자의 통증 호소에만 기대기보다 증상을 토대로 여러 가지 신체 검진을 시행 한 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근본 치료가 중요합니다. 내‧외상과염(골퍼‧테니스 엘보)의 원인이 힘줄의 과사용으로 인한 문제에 있다면 휴식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이어 약물‧물리 치료 및 보조기를 통한 보존적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하면 주사치료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자세가 좋지 않아서 목뼈(경추)가 곧게 펴진 ‘일자목’이 원인일 땐 자세를 고치지 않으면 주사치료를 시행해도 효과가 일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투수의 어깨에 탈이 나면 하체도 함께 검사합니다. 골반이 틀어지면 몸의 균형이 깨져서 어깨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증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면 금방 치료될 것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반에서 꼴찌인 학생에게 한 번에 많은 공부를 시킨다고 해서 곧바로 성적이 오르진 않습니다. 경견완증후군은 증상과 원인에 따라 스트레칭·약물,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 주사치료 등의 침습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Q. 경견완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자세가 있나요.
구부정한 자세입니다. 특히 목뼈(경추)는 서든 앉든 측면에서 봤을 때 ‘C’자형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목뼈가 목뼈 밑의 흉추보다 앞으로 나간 일자목은 주변 근육이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항상 긴장해 통증을 일으킵니다. 목뼈 모양이 바르지 않은 상태가 장시간 지속하면 도미노 효과처럼 어깨·팔·다리 전신에 영향을 줍니다.
Q. 목뼈와 주변 근육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상체는 가만히 두고 고개를 들었을 때 천장이 정면으로 보이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고개를 숙였을 땐 턱이 가슴 위에 닿아야 합니다.
Q. 평소 경견완증후군을 예방‧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평소 올바른 자세가 중요합니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경우 중간중간 적절한 휴식 및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등에 골이 만들어지게 허리를 곧추 세워야 합니다. 가슴과 어깨는 활짝 펴고 턱을 당기면 좋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땐 무릎의 위치가 엉덩이 보다 높지 않아야 합니다. 엉덩이와 허리의 각도는 90도여야 합니다. 소파처럼 푹신한 곳에 앉을 땐 작은 쿠션을 소파와 허리 사이에 받치는 게 좋습니다.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컴퓨터의 모니터 높이는 모니터 중심이 사용자의 코에 와야 합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김명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