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와 췌장은 신체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두 기관은 암이 발생해서 진행하는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고, 검사도 쉽지 않아서 늦게 발견됩니다. 때문에 암 치료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담도암과 췌장암 환자의 약 90%가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담도‧췌장암의 위험 요인과 특징,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알아야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환자 약 80% 수술 시기 놓쳐
담도암과 췌장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대부분 암이 많이 진행해 있습니다. 담도와 췌장은 우리 몸 깊숙이 위치해 있고, 암 초기에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눈으로 보이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일반검사에서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주요 증상이 간헐적인 복통과 소화불량, 식욕부진으로 인한 체중감소 등 생활 속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담도‧췌장암의 조기진단이 어렵다 보니 환자의 약 80%는 진단 당시 이미 수술 시기를 놓친 상태입니다. 담도와 췌장 주변에는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간과 근접성으로 인해 주변장기로 암의 파급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황달’ 나타나면 담도암 의심
담도는 담즙이 내려오는 길입니다. 담도암은 췌장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상이 뚜렷합니다.
담도암이 발생하면 담즙이 내려오는 담관이 암으로 막혀서 눈과 얼굴이 노랗게 되는 폐쇄성 황달이 서서히 나타납니다. 담도암은 췌장암과 비교하면 치료시기를 놓쳐도 내시경 시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내시경 시술은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담관 폐쇄 부위에 스텐트를 삽입해서 치료합니다. 담도암은 다른 암종보다 비교적 서서히 자라고 다른 장기로 전이도 적은 편이어서 수술 시기가 지난 환자여도 내시경 시술이 성공적으로 시술되면 삶의 질 향상과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조기진단 어려워 생존율 낮은 췌장암
췌장암은 ‘진단이 곧 사망선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암입니다. 다른 암은 점차 생존율이 높아지는 반면, 췌장암은 여전히 난치성 질환으로 남아 있습니다.
췌장암은 진단 당시 이미 주변 장기나 림프절로 암이 진행된 상태로 발견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 후에도 재발률이 높습니다.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아서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종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췌장암은 발생률은 낮지만 전체 암 사망률 5위입니다.
췌장암 생존율이 낮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조기진단의 어려움’입니다. 췌장은 몸 속 깊숙이 위치합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로 암을 발견하기 쉽지 않아서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췌장암에 따른 증상들도 다른 소화기 증상들과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심한 복통, 체중감소,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췌장암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등 일반적인 소화기 이상 증상이 있으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 다른 소화기 문제 및 췌장암에 대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췌장암 위험요인 ‘흡연‧당뇨병‧만성췌장염’
아직 췌장암 예방을 위한 뚜렷한 예방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기준은 없습니다. 현재까진 췌장암 위험을 줄이려면 금연과 당뇨병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흡연자의 췌장암 발생 위험은 일반인의 2~5배나 높습니다. 췌장암 환자의 3분의 1이 흡연자이기도 합니다. 담배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위험한 췌장암 발생인자입니다.
또 전에 없었던 당뇨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평소 조절이 잘 되던 당뇨병이 특별한 원인 없이 나빠지는 경우 췌장암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꼭 받아야 합니다.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발생은 일반인에 비해 약 3배 높습니다.
오랜 음주로 췌장이 망가져서 섬유화 되거나 췌석 등이 발생하는 만성 췌장염도 췌장암의 발병을 높입니다. 만성 췌장염은 심한 통증, 소화 흡수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췌장암 위험 요인입니다.
※췌장암 고위험군
-흡연
-과도한 음주
-당뇨병
-만성 췌장염
-췌장 낭종(점액성)
▶유일한 완치법, 조기 발견 및 치료
담도암과 췌장암은 악화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증상 유무를 떠나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복부 초음파검사 중 췌장에 물혹(낭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큰 문제가 없지만 물혹 중에서 점액성 낭종은 췌장암과 연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한 검사(CT‧MRI)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담도암과 췌장암의 최선의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그러나 조기 발견이 전제조건입니다. 진단 당시 환자의 10~15% 정도만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다른 장기에 전이가 없어도 주위 중요 혈관으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위암‧대장암 등은 암의 진행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누는 것과는 달리 담도암과 췌장암은 수술적 절제 가능 여부에 따라 병기를 구분합니다. 최근에는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항암제·방사선 치료 등을 적극 활용해서 암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시도합니다.
도움말 :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