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고령화되고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치과질환 중에서 만성질환과 짝꿍인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치주질환’입니다. 하지만 두 사이의 인연은 ‘악연’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치주질환을 악화시킵니다. 또 치주질환은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으로 불릴 만큼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가집니다.
치아를 뽑게 되는 주요 원인인 치주질환과 만성질환은 서로 기름에 물 붓는 관계여서 모두 잘 관리해야 합니다.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홍지연 교수의 도움을 받아서 악연인 만성질환과 치주질환의 관령성과 효과적인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증상 악화되면 치아 뽑게 되는 ‘치주질환’
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싸고 지지하는 주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치과질환 중 하나입니다. 염증이 잇몸에 국한된 경우는 ‘치은염’, 염증이 치조골로 확산되면 ‘치주염’이라 합니다.
치주염은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서 만성적으로 진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큰 통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불편감을 느낄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진행 과정에서 치조골의 소실과 함께 치아가 치조골 내에서 유지될 수 있게 해주는 부착조직까지 파괴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고 방치할 경우 염증과 함께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이를 뽑아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무서운 악연, 만성질환 & 치주질환
치주질환 발생의 주된 원인은 세균성 치태입니다. 치아 표면에 잔존하는 음식 잔여물에 입속 세균이 증식하면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세균이 만드는 독성 물질의 지속적인 자극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치주조직 파괴가 동반됩니다.
하지만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구강 내 세균만이 치주질환을 유발‧악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흡연, 전신질환, 스트레스, 유전적인 요인, 영양 상태 등 복합적인 요인이 모두 위험 요소입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흡연과 당뇨병은 치주질환의 진행을 크게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 요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주 치료 후 결과에 악영향을 끼치고, 재발 위험도 높입니다.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 ‘치주질환’
치주질환은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이라고 불릴 만큼 당뇨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조절되지 않는 고혈당은 치주질환의 감염 및 치료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치주질환 이환율이 3배 정도 높게 나타납니다. 여기에 흡연까지 하면 위험성은 20배에 이릅니다.
이 외에도 구강건조증, 충치, 구강 칸디다균 감염 등 구내 불편감과 통증을 동반하는 다양한 구강질환을 일으키기도 해서 만성질환 환자는 치주질환 감염에 유의해야 합니다.
▶치주질환도 다양한 만성질환에 악영향 미쳐
만성질환만이 치주질환의 발병 및 진행 위험을 높이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치주질환도 만성질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치주질환으로 발생한 구강 내 세균과 독소, 질환부에서 형성된 염증성 매개물질 등은 혈관에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면역 염증반응을 일으키거나 당 흡수를 떨어뜨리고, 인슐린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등 부작용을 발생시켜서 당뇨병 환자의 혈당치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혈관내피세포를 직접적으로 손상시키거나 혈액을 응고시켜서 혈전을 형성하는 등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또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구강 내 세균이 폐로 유입되면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거나 기도가 만성염증반응으로 좁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역학조사를 통해 치주질환이 당뇨병, 뇌혈관질환,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조산‧미숙아 출산 등과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처럼 치주질환 치료와 예방은 구강건강의 개선뿐 아니라 전신 질환의 조절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주염을 같이 앓고 있는 당뇨병 환자가 치주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고혈당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함께 치료 받아야 합니다.
만성질환과 치주질환의 특징은 생활습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한다는 것입니다. 질환의 원인이 오랜 기간 누적돼 발생합니다. 때문에 질환의 완치 보다 관리가 우선인 경우가 많아서 조기 발견과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 ‘치주질환 & 만성질환’ 개선을 위한 구강건강 관리
-금연하고 음주량을 줄인다
-올바른 칫솔질과 함께 치실‧치간칫솔을 사용한다
-3~6개월에 한 번씩 치과 검진을 받는다
-잇몸이나 치아에 변화가 발생하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치과를 찾는다
도움말 :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홍지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