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 초반 가정주부 A씨. 최근 허리와 다리가 저릿한 통증이 심해졌다. 집안일을 많이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나면 어김없이 증상이 심해졌다. 통증은 보통 허리부터 다리까지 하체 전체에 퍼졌다.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로 생각해서 허리에 좋다는 부항‧침 치료, 안마를 받았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갱년기 영향으로 생각해서 약도 복용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증상이 점차 심해져서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참다못한 A씨는 정형외과를 찾았다. 골반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둔부의 좌골신경이 나가는 부위에 신경종양이 발견됐다. 좌골신경통으로 진단 받은 A씨는 결국 종양제거 수술을 받고 통증에서 벗어났다.
▶좌골신경에 발생한 문제‧‧‧고령자‧여성에게 많이 발생
좌골은 골반을 구성하는 뼈입니다. 의자나 바닥에 앉았을 때 바닥에 닿는 부위입니다. 좌골신경통은 척수로부터 나와서 좌골 안쪽에 모여 있는 좌골신경의 감각이상으로 발생합니다.
좌골신경은 우리 몸의 신경 중 가장 굵고 긴 신경입니다. 허벅지 바깥부터 종아리, 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감각을 책임집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좌골신경은 요추 제 4‧5 신경 및 제 1 천추신경부터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오며 골반부를 지나 둔부의 후반부를 통과해 허벅지 밑으로 내려갑니다. 이 신경이 다시 경골‧비골 신경으로 갈라져서 발아래까지 이어집니다.
좌골신경이 내려가는 경로를 따라 염증, 신경자극, 혈종, 종양, 감염 등이 있으면 신경을 자극해서 A씨처럼 통증‧저림 같은 증상이 발생합니다. 다리나 둔부 부위가 저리거나 아프면 좌골신경통일 가능성이 큽니다.
좌골신경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신경공협착증 같은 요추부 문제입니다. 이외에 좌골 신경이 나가는 이상근 부위가 좁아지는 이상근 증후, 혈종, 염증, 종양 순으로 영향을 줍니다.
좌골신경통은 주로 여성과 고령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또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들거나 오래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도 흔합니다. 흡연이나 스트레스도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좌골신경통으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19년 한해 약 22만에 이릅니다. 특히 50세 이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84.2%로 대부분이며 60~70대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62%를 차지해서 남성보다 2배 정도 높습니다.
※좌골신경통 발생 위험군
-고령자
-여성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경우
-운전을 오랫동안 하는 직업
-흡연자
▶원인 다양해 다른 병으로 오인‧‧‧정확한 진단 중요
좌골신경통으로 나타나는 통증, 저림, 감각 마비 같은 증상은 허리 디스크와 비슷합니다. 두 질환의 차이점은 좌골신경통은 대개 통증이 한쪽 다리에서만 느껴지고, 디스크는 위치에 따라 양쪽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디스크는 신경압박이 진행하면 다리 운동신경이 마비돼서 근력이 약해지고, 그 결과 해당 부위 근육이 가늘어지거나 마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좌골신경통 증상은 매우 날카로운 통증이 간헐적이거나 지속적으로 이어집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은 아리거나 저린 것뿐만 아니라 칼로 저미는 것 같다고 합니다. 특히 △기침할 때 △무거운 짐을 들 때 △배변할 때 통증이 더 심해집니다.
좌골신경통은 원인이 다양해서 다른 신경통으로 오인하기도 쉽습니다. 보통 엉덩이 부분이나 대퇴부 뒤쪽에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근육통, 관절염, 관절통, 혈관에 의한 통증으로 혼동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무릎을 꿇고 오래 있으면 발이 저리는데, 혈관의 일시적인 막힘에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대부분 양말을 신은 부위처럼 어느 한 부위 이하에서 증상이 나타납니다. 관절염에 의한 관절통은 해당 관절을 오래 사용하거나 노화 현상 때문에 생깁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전득수 교수는 “좌골신경통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서 잘못된 치료법에 의존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며 “좌골신경통은 매우 흔한 질환이어서 여성과 고령자가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저린 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하면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좌골신경통 주요 증상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저린 증상과 통증
-증상이 보통 한쪽 다리에서만 발생
-매우 날카로운 통증이 간헐적이거나 지속적으로 나타나
-통증은 기침, 배변, 무거운 짐을 들 때 더 심해져
▶초기엔 약물 치료‧‧‧한 달 후 개선 없으면 수술 고려
좌골신경통 진단은 ‘하지직거상검사’로 합니다. 하지직거상검사는 바로 누운 채 한손으로 아픈 다리의 뒤꿈치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 무릎을 눌러 편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려 진행합니다. 이때 30~70도 범위에서 허벅지 및 종아리 뒤쪽으로 통증이 있으면 좌골신경통으로 진단합니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자기공명촬영(MRI)을 활용합니다. 통증이 허리 디스크이거나 척추관 협착증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추간판 내장증 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드물게 척수부 종양‧염증 또는 허리 쪽이나 엉덩이 부위의 근육의 과 긴장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좌골신경통 증상 초기에는 약물로 치료합니다. 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같은 주사 치료와 함께 물리치료를 병행합니다. 4~6주 이상 약물‧주사‧물리 치료를 받아도 증상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술은 좌골신경통의 원인 질환을 파악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보통 좌골신경의 압박으로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압박 원인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원인이면 빠져나온 디스크를 안으로 집어넣거나 좌골신경이 압박 받고 있는 협착 부분을 넓혀줍니다.
종양이나 혈종에 의한 압박이 원인이면 이를 제거해서 통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 좌골신경을 지나가는 이상근에 발생한 근근막통증 증후군이 원인일 땐 주사요법으로 치료합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전득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