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자주 마시면 사망 위험을 높이는 ‘심방세동’ 발병률이 약 40%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알코올과 심방세동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기존 연구들은 있었지만 음주 빈도와 심방세동의 관계를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팀은 술을 자주 마실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다. 고대 안암병원 김윤기 교수, 가톨릭의대 한경도 교수가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P Europace) 최근호에 게재됐다. 유럽심장학회 주요 기사로도 실리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심방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자극이 일어나, 심장이 파르르 떨리는 질환이다. 심장이 1분 만에 300~500회 빠르게 뛰어서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뇌졸중‧심부전 등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잃을 수도 있어서 예방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검진 수검자 중 심방세동을 겪은 적이 없는 978만 명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심방세동이 나타난 수검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기간 동안 978만 명 중 새롭게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사람은 약 20만 명이었고, 음주 빈도와 음주량이 심방세동에 미친 영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음주 빈도가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요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음주량보다 심방세동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2회 술을 마시는 사람을 기준으로, 매일 마시는 사람은 심방세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1.4배 높았다.
최종일 교수는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요소들 중 음주 빈도는 개인의 의지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며 "심방세동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선 음주량은 물론, 음주 횟수를 줄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