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염증성 장질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사 치료를 시작하면 기존에 복용하던 약을 중단해도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할 때와 비교 시 입원‧수술 등 예후에 차이가 없었다.
염증성 장질환에는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이 있다. 장의 만성적인 재발성 염증 탓에 장관이 손상된다. 치료 시 일차적으로 항염증제인 5-ASA 약제(메살라민)가 처방된다. 염증이 심하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의 약제가 효과 없으면 약제를 한 단계 올려서 주사제인 항-TNF 제제 같은 생물학적제제를 적용한다.
이 같은 약제들을 사용하다가 증상이 개선돼서 약을 끊고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이 빈번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자에게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항-TNF 제제를 사용했을 때 기존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인 5-ASA 제제 치료를 중단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서정국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예병덕 교수, 김선옥 박사)은 항-TNF 제제를 사용한 염증성 장질환자에서 5-ASA 약제의 지속과 중단에 따른 예후를 비교한 연구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서정국 교수는 “현재까지 염증성 장질환자 치료 시 주사제를 시작한 후 5-ASA 약제를 끊어도 되는지 판단하기에 근거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가 불필요한 약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SCIE급 국제 학술지인 ‘소화기 약리학 및 치료학(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 염증성 장질환 주요 증상(힐팁 DB)
① 크론병
-만성적으로 반복하는 장염
-특별한 원인 없이 복통 지속
-환자 20~40%에서 장에 구멍 생기는 누공 발생
-3명 중 1명 치열‧치루‧농양 등 항문 주위 질환 동반
-장이 좁아지는 협착과 막히는 폐쇄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 등에도 증상 동반
② 궤양성 대장염
-빈혈
-대변 절박증
-배변 후 말끔한 느낌이 없는 후중감
서정국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항-TNF 제제를 사용했을 때 기존에 사용하던 약제인 5-ASA 약제 치료를 중단하는 것과 지속하는 것에 따른 예후의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7442명의 염증성 장질환자를 4.3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037명(13.9%)이 항-TNF 제제 복용 시작 후 5-ASA 투약을 중단했다.
특히 5-ASA 투약 지속군과 비교했을 때 5-ASA 중단은 입원, 수술, 스테로이드 사용 등 부정적인 사건의 발생과 관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자를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각각 나누어서 분석했을 때도 5-ASA 지속 여부에 따른 부정적인 사건 발생에 차이가 없었다.
연령, 성별, 지병 유무 등 다양한 위험 요소들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5-ASA 지속군과 중단군 간 부정적 사건 발생 위험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