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거의 밤 샜어‧‧‧‘수면착각증후군’
코골이‧수면무호흡증‧불면증 등 복합성 수면장애 탓
주말마다 하루 종일 쉬어도 피곤이 가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또 집을 아무리 정리 정돈 해도 치우기 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수면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매일 크게 문제 없는 수준의 수면을 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는 올빼미처럼 밤을 지새우거나 1~2시간도 제대로 못 잔 것 같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같은 증상을 ‘수면착각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본인이 느끼는 것 이상의 수면 시간을 갖지만, 만족스러울 만큼의 시간 동안 잠들지 못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수면착각증후군이 장기간 이어지면 신체적‧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줘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특히 불면증으로 착각해서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장기간 복용하면서 부작용 위험을 키우기도 합니다. 수면착각증후군은 왜 발생하고, 근본적으로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자도자도 안 잔 것 같은 수면장애
“일주일 동안 밤에 한 숨도 못 자서 너무 피곤해요”
“지난 1년간 밤에 1~2시간을 제대로 잔 적이 없어요”
“하루라도 5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게 소원이에요”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사람들의 호소를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아마 이 같은 밤샘이 일주일만 지속해도 생명 활동에 빨간불이 켜질 것입니다.
이렇게 밤마다 잠을 거의 못 잔다는 사람들에게 수면에 대한 종합검사인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하면 수면 상태가 정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처럼 필요한 수면 시간을 어느 정도 충족했는데도 불구하고, 잠을 전혀 못 잤다고 호소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다양한 수면장애 중 하나인 ‘수면착각증후군’입니다.
▶수면착각증후군은 왜 찾아오는 것일까?
살펴본 것처럼 ‘수면착각증후군’은 수면 시간을 적당히 충족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서 거의 자지 못했다고 느끼는 상태입니다.
그럼 마치 최면에 걸린 듯한 수면착각증후군은 왜 발생하고, 누가 겪는 것일까요? 우선 발생 기전을 살펴보면 수면 중 다양한 원인으로 빈번하게 깨면 한숨도 못 잤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만드는 주요 원인은 수면호흡장애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입니다. 수면착각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 10명 중 7~8명은 수면호흡장애 때문인 것으로 보고됩니다.
※ 자면서 뇌가 깨는 ‘뇌 각성 현상’ 때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수면 중 반복적으로 뇌가 깨는 ‘뇌 각성 현상’이 나타나서 수면착각증후군으로 이어집니다. 그 이유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신체는 수면호흡장애 때문에 잠을 잘 때 숨을 편하게 쉬지 못합니다. 이 영향으로 신체 산소 공급이 줄어서 혈액 속의 산소포화농도가 감소합니다. 결국 뇌가 깨는 뇌 각성 현상이 찾아옵니다.
아울러 수면호흡장애를 감지한 뇌는 살기 위해 숨을 더 쉬려고 노력하면서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됩니다. 이런 상황도 뇌를 잠에서 깨우는 상황을 심화시킵니다. 잠을 자면서 뇌가 계속 깨면 결국 불면증으로도 연결돼서 악순환이 지속하는 단초를 제공합니다.
※ 뇌 각성 과정 & 수면착각증후군
STEP 1.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등 수면호흡장애가 있다
STEP 2. 잠을 잘 때 신체의 산소 공급이 감소한다
STEP 3. 혈액 속의 산소포화농도까지 줄어든다
STEP 4. 숨을 쉬려고 노력하며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된다
STEP 5. 뇌가 깨는 뇌 각성 현상이 나타난다
STEP 6. 뇌 각성이 심화되면 불면증 발생에도 관여한다
STEP 7. 잠을 자도 못 잔 것 같은 수면착각증후군을 겪는다
[Check!] 수면착각증후군, ‘복합성 수면장애’일수도
수면착각증후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코골이‧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호흡장애에 그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수면장애인 만성 불면증 환자에서도 많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면증 환자 2명 중 1명 정도가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고도 제대로 못 잤다고 여기는 수면착각증후군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외에 △팔‧다리가 떨리는 사지운동증후군 △경제적인 문제, 직장 문제, 이혼 등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 △불안감 등 다양한 요인들도 수면착각증후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면착각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들의 공통점은 수면 중 반복적으로 뇌가 깨는 ‘뇌 각성 현상’입니다. 때문에 수면착각증후군은 여러 수면장애를 비롯해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복합성 수면장애’의 시각으로 접근해서 치료‧관리해야 합니다.
※ 수면착각증후군 발생에 영향 주는 요인들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등 수면호흡장애
-불면증
-불안감
-심리적 요인
-사지운동증후군
※ 잠든 후 팔‧다리가 움직이는 ‘사지운동증후군’이 궁금해요
사지운동증후군은 사지운동증 또는 주기성 사지운동장애로도 부릅니다. 잠든 후 수면 중에 근육이 수축하면서 발생하는 수면장애입니다. 팔‧다리 등 신체 일부를 비자발적‧반복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사지운동증후군 발병 원인은 근육을 이완시키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부족 때문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면착각증후군 장기간 지속하면 삶의 질↓
수면착각증후군이 지속하면 적당한 수면 시간을 가져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낮 활동에 많은 걸림돌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낮 동안 늘 피로해서 무기력감이 지속합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학업 및 업무 성과가 낮아집니다.
특히 항상 잠을 제대로 못 잔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이어져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기고, 불면증으로 착각해서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수면제와 수면유도제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 수면착각증후군의 피해
-기상 후 전혀 개운하지 않다
-낮에 늘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학업과 업무 성과가 낮아진다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다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긴다
-불면증으로 생각해서 수면제를 복용한다
▶수면착각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
살펴본 것처럼 수면착각증후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대부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처럼 수면호흡장애의 영향이 크지만 불면증‧사지운동장애‧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수면착각증후군 증상이 의심되면 현재 수면 상태를 점검하는 수면에 대한 종합검사인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합니다.
의료기관에서 하룻밤 자면서 진행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이 확인되면, 수면호흡장애‧불면증‧사지운동장애 등 원인에 따른 치료법을 적용합니다.
만약 특별한 수면장애가 관찰되지 않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어서 수면위생(睡眠衛生) 등 수면에 대한 올바른 습관을 실천해서 수면착각증후군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숙면 돕는 ‘수면위생’ ABC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되도록 일정하게 유지한다
-잠드는 시간이 달라도 일어나는 시간은 같게 한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햇볕을 쬔다
-낮잠을 피하고, 피로가 심하면 약 20분만 잔다
-오후에 커피‧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많은 음식을 피한다
-운동은 잠들기 3~4시간 전에 끝낸다
-잠들기 약 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잠자리 환경을 어둡고, 조용하게 만든다
-잠을 청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잠들기 전이나 자다가 깼을 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약 15분 내에 잠들지 못하면 잠자리를 벗어난다
-책읽기 등 단순 작업을 하면서 다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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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착각증후군 의심 시 꼭 챙겨야 할 TIP!
수면착각증후군인데 불면증으로 자가 진단해서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점차 복용량이 증가하는 약물 내성, 약 없이 못자는 약물 의존성, 복용을 멈추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는 금단 증상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취재 도움 : 서울수면센터-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
특히 수면착각증후군 원인이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호흡장애인데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수면제를 복용하면 잠 잘 때 호흡 근육의 운동 기능 및 혈중 산소농도 저하를 일으켜서 위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수면제 복용 전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따른 개선법을 따르는 게 중요합니다.
* 취재 도움 : 서울수면센터-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