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의 역할은 걷거나 뛰는 운동 능력을 부여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다리의 별칭은 ‘제2의 심장’입니다. 심장에서 전신으로 보낸 혈액 중 다리에 있는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보내기 때문입니다.
다리에서 이 같은 펌프 기능을 수행하는 주인공이 ‘종아리 근육’입니다. 종아리 근육이 튼실하게 유지돼야 중력을 이기고, 전신의 혈액 순환이 잘 이뤄지는 것입니다.
종아리 근육은 무릎‧발목 관절 등 다리 뼈가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게 지지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종아리 근육이 적절하게 유지되면 나이가 들면서 많이 겪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 발목 염좌 등을 예방‧개선할 수 있습니다.
반면 종아리 근육이 빈약하면 반대의 결과를 불러서 다양한 건강 문제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종아리 근육의 역할과 중요성, 평소 종아리 근력을 챙기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종아리 근육, 이렇게 중요하답니다
혈액은 전신을 휘감아 돌면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월활한 혈액 순환은 건강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발끝까지 내려간 혈액이 중력을 이기고 순환이 이뤄지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신체 기능 때문입니다.
우선 혈관 속에 판막이라는 밸브가 있어서 다리로 내려갔던 혈액이 심장으로 다시 올라갈 때 역류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다리의 종아리 근육이 수축과 이완하면서 다리 혈관을 짜주어서 혈액을 심장으로 밀어줍니다.
때문에 심장에서 뿜어져 나와서 발끝까지 도달한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려면 다리 근육, 즉 종아리 근육이 건강하고 튼튼해야 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심재앙 교수는 "다리의 종아리 근육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고, 종아리가 튼튼한 사람은 심장이 2개라고 표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빈약한 종아리가 부르는 건강 문제
종아리 근육이 빈약하면 단순히 종아리가 얇아지는 것에 그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심재앙 교수는 "발목‧무릎 등 다리 관절의 안정성에 영향을 주고, 전신 혈액 순환에도 빨간불이 켜진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다리 관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관절은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 근육을 연결하는 힘줄이 건강해야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인대와 뼈는 관절의 정적인 안정성, 힘줄은 걷거나 활동하는 동적인 안정성을 줍니다.
이 가운데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힘줄은 근육을 강화하면 함께 튼튼해져서 관절 안정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특히 종아리 근육이 강해지면 발목과 무릎 관절 안정성에 이롭습니다.
반면 종아리 근육이 약하면 안정성이 떨어져서 발목을 쉽게 접질리고, 이 영향으로 만성적인 발목 불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증상이 더 악화하면 발목 관절염으로 악화하기도 합니다. 무릎 관절 기능에도 좋지 않아서 퇴행성 관절염 발생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종아리 근력이 떨어지면 전신 혈액 순환에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완 활동으로 다리 혈관을 잘 짜줘야 다리에 있는 혈액이 정체하지 않고 다시 심장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아리 근육이 부족하거나 약하면 이 같은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혈액 순환 장애, 다리 부종 등 여러 가지 건강 이사응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종아리가 너무 얇으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에 포함시킨 근육 감소증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종아리 둘레가 남성 34cm 미만, 여성 33cm 미만이면 근감소증일 가능성이 큽니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근력과 신체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방치하면 낙상‧골절 등 다양한 건강 위험이 증가해서 개선해야 합니다.
▶종아리 근력 유지하는 ‘3가지’ 요소
발끝부터 머리까지 전신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발‧발목‧무릎 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서 다리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종아리 근력을 키워야 합니다.
평소 종아리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근력 운동 △균형 운동 △스트레칭 등 3가지를 기억하고, 챙겨야 합니다.
첫째, 근력 운동입니다. 심재앙 교수는 "발뒤꿈치 올렸다 내리기, 실내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을 통해 종아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발목 바깥쪽 힘줄인 ‘비골건’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흔히 발목은 바깥쪽으로 접질리는데 이때 반사적으로 자세를 바로 잡게 해 주는 것이 비골건입니다.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발의 바깥쪽을 벽이나 책상에 대고 발을 밀면 도움이 됩니다.
둘째, 균형 운동입니다. 평소 쉽게 할 수 있는 균형 운동은 ‘한 발로 서 있기’입니다. 한 발로 서서 버티면 종아리를 비롯해서 엉덩이‧척추까지 자극이 됩니다. 하지만 노년층은 한 발로 서면 낙상과 이에 따른 골절 위험이 있어서 의자‧벽 등을 잡고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셋째, 스트레칭입니다. 스트레칭은 근육과 관절의 운동 범위를 최대한 늘린다는 생각으로 진행합니다. 근육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모든 방향으로 늘린 후 구부립니다.
▶종아리 근육에 부정적인 요인 개선
종아리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지키려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방해하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심재양 교수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어서 다리 근육을 너무 사용하지 않거나, 반면 과도하게 쓰면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 찾아오는 등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종아리 근육 경련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돕는 마그네슘‧칼륨‧나트륨‧칼슘 등 전해질이 부족해도 찾아옵니다. 평소 영양이 고른 식단을 챙겨서 전해질을 보충해야 합니다.
아울러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과체중 또는 비만 △하체를 너무 꽉 조이는 옷 착용 △벨트로 허리를 꽉 조이는 습관 등도 종아리 근육 건강의 적이어서 고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