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한의학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건강관리에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한의학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 궁금증 풀이’를 연재합니다.
어린 영‧유아들도 다양한 요인으로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 한의학적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영‧유아 환자는 △밤에 갑자기 울며 깨는 경우 소아 야제 △소아 비만 △알레르기 비염 △성장지연 △소아 틱장애 등입니다.
이 같은 증상을 개선‧치료하는 주요 한약에는 △소건중탕(小建中湯)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 등이 있습니다.
세 가지 한약의 특징과 우리 아이들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처방하고, 무슨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또 침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스티커침’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소화‧신경‧면역 개선하는 ‘소건중탕’
소아에게 가장 많이 처방하는 한약 중 하나가 ‘소건중탕(小建中湯)’입니다. 말초혈관과 소화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식욕 부진, 복통 등 소화기 질환 △무기력하고 어지러운 신경계 및 면역계 증상 △야뇨증, 빈뇨증, 몽정 등의 비뇨기계 문제에 많이 처방합니다.
소건중탕에 들어가는 주요 한약재는 ‘교이’와 ‘작약’이며 △계지 △생강 △대조 △감초 등도 포함합니다.
‘교이’는 속을 따뜻하게 하면서 위장을 보호합니다. ‘작약’은 근육에 영양을 공급해서 긴장을 풀어줍니다. ‘계지’는 말초순환을 촉진해서 한 곳에 집중된 혈액과 영양 성분을 말초로 퍼뜨립니다. ‘생강’은 위를 튼튼하게 하면서 순환을 돕습니다.
‘대조’와 ‘감초’는 예민하고 항진된 생체 기능을 안정시키면서 계지와 생강의 열을 중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건중탕 복용이 권해지는 아이들은 아래와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정서적 안정‧진정 효과 있는 ‘감맥대조탕’
어린이들에게 많이 쓰는 다른 한약에는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이 있습니다. 감맥대조탕은 예로부터 △신경불안증 △신경쇠약 △히스테리 △짜증 등에 쓰던 한약입니다. 특히 아이가 밤이 되면 불안해하고 발작적으로 우는 영‧유아의 야제증(夜啼症)에 자주 사용한 처방입니다.
감맥대조탕은 △감초 △대조 △부소맥 등 3가지 한약재가 들어갑니다. 특히 정서적 안정과 진정 효능을 가진 약재들 중 가장 약성이 순한하고 부드러운 단맛의 약재들이어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거부감이 없습니다.
‘감초’는 긴장을 이완시키고, 두근거림을 진정시키며, 소화기의 기운을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대조’는 손실된 몸의 진액을 보충해서 기운을 내려주며, 감초와 함께 사용하면 소화 기능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GABA라는 억제성 신경물질을 많이 함유해서 정신적 불안과 스트레스 완화, 경련이나 떨림의 억제에 도움이 됩니다.
‘부소맥’은 심장을 보호해서 두근거림을 진정시키고, 가볍게 열을 내리며, 땀을 멎게해서 경련을 멈추는데 좋습니다. 다른 신경안정 약재들에 비해 약성이 순하게 지속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처럼 영‧유아의 △야제증 △이갈이 △ADHD △틱장애 △야뇨 등 불안증상은 한의학적으로 심번과 더불어 비위허증‧음허‧음허화동과 관련이 있어서 감맥대조탕을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신경증 개선 돕는 ‘시호계지탕'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은 시호, 반하, 황금, 감초, 계피, 작약, 대조, 인삼, 생강으로 구성된 처방인데, 소시호탕에 계지탕을 합한 한약입니다.
아이가 소시호탕 증상과 계지탕 증상을 함께 보일 때 사용합니다. 소시호탕 증상은 △번갈아서 나타나는 오한‧발열 △가슴과 옆구리의 답답함 △식욕부진‧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 △입이 건조한 증상 등입니다. 계지탕 증상은 △수척한 모습 △복부 긴장감 △오한 △상열감 등입니다.
시호계지탕에 사용하는 약재 중 ‘시호’와 ‘작약’은 스트레스에 따른 여러 불편한 증상을 치료하며, ‘작약’과 ‘감초’는 평활근 경련에 의한 복통을 개선합니다.
‘반하’와 ‘생강’은 소화불량을 완화하고, 구토를 줄이며, 기침과 가래를 치료합니다. ‘황금’은 소열‧해열 작용을 보입니다.
계지‧감초‧대조‧반하‧인삼을 함께 사용하면 항불안 작용을 해서 신경증 개선에 효과적입니다. 때문에 시호계지탕은 △소아 야제 △소아 야경 △긴장도가 높고 피곤한 아이 △5~6일이 지나도 낫지 않는 감기 △반복적인 열성 경련 △식욕부진 △만성 위장질환 △만성 두드러기 등에 사용합니다.
아울러 아이가 짜증이 잦거나, 잘 때 이를 가는 경우, 과민대장증후군이나 과민성 방광 등의 신경증에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침 무서워하면 ‘스티커침’ 적용
소아의 한방 치료 시 침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한약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사실 침 치료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립보건원 합의문(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Consensus Statement)은 “소아의 침 치료의 장점 중 하나는 동일한 조건에서 부작용 발생률이 약물이나 다른 치료법보다 낮다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침의 부작용 확률을 ‘매우 낮음’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Libonate J 등이 발표한 연구 ‘Efficacy of acupuncture for health conditions in children: a review;’에 따르면 100여 가지 침술 치료에서 소아 부작용에 대해 검토한 결과 ‘낮은 위험’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침에 대해 공포감‧거부감을 나타낼 경우 억지로 치료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때는 스티커침인 ‘피내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내침은 스티커에 아주 짧고 얇은 침이 부착된 형태로, 피부에 얕게 침투해서 오래 유지되는 치료법입니다. 일반적인 침 치료보다는 자극이 약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취재 도움 : 영동한의원 안정은 진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