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에 제2형 당뇨병이 겹치면 협심증‧심근경색증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4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간만으로도 심혈관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당뇨병이 더해지면서 상승 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건강보험 공단 자료를 이용해서 약 7만7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당뇨병과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지방간과 당뇨병 사이의 연관성을 밝혔다. 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당뇨병을 모두 갖고 있는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에 대한 대규모 추적 관찰 연구는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당뇨병과 지방간이 모두 없는 그룹 △당뇨병이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이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이 있는 지방간 없는 그룹 △당뇨병이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이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5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당뇨병과 지방간이 둘 다 없는 그룹 대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당뇨병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 1.19배 △당뇨병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 1.38배 △당뇨병 있는 지방간 없는 그룹 3.2배 △당뇨병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 3.8배 △당뇨병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 4.5배 증가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심혈관 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은 지방간의 심각성에 따라 증가했다”며 “지방간이 간 질환뿐 아니라 여러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간 수준이 낮아도 당뇨병이 겹치면 사망률이 높게 증가했다. 이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방간의 선별과 예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