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질환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입니다. 주요 뇌혈관 질환은 뇌졸중이며, 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로 나눕니다.
뇌혈관 질환은 발병 원인과 환자 상태에 따라서 치료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킨 후 추적 관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울러 시술과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도 있습니다. 특히 뇌혈관 질환에 따른 합병증‧후유증과 재수술 위험을 줄이려면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 경희대병원 뇌혈관클리닉 의료진들은 뇌혈관 질환에 대한 시술과 수술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의사’가 포진해 있습니다. 환자를 위해 적용 가능한 치료법들에 대해 하나씩 장·단점을 비교해서 적용합니다.
경희대병원 하이브리드 의료진 중 한 명인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의 자문으로 뇌혈관 질환의 특징과 시술‧수술이 필요한 상황, 그리고 환자 생명을 구하는데 ‘하이브리드 의사’가 왜 중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뇌혈관 질환, 머리 여는 ‘개두술’도 필요
뇌혈관 질환 중 환자에게 큰 후유증을 남기고, 생명도 앗아갈 위험이 가장 높은 것은 뇌출혈입니다. 뇌 손상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은 사망률이 약 40%에 이릅니다. 이러한 뇌출혈을 치료하려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는 물론 각종 특수 장비와 고난도 수술에 능숙한 의료진이 필요합니다.
뇌출혈 중 일부는 머리를 열고 뇌혈관을 묶는 ‘개두술(開頭術)’을 적용합니다. 또 뇌경색 중에서도 혈관 내 시술로 극복이 안 되는 ‘폐색성 뇌혈관 질환’이나 ‘모야모야병’은 개두술이 적응증입니다.
하지만 머리를 열면 일명 ‘불구’가 될 수도 있다는 인식 탓에 대부분 시술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통념이고, 무조건 수술을 피하는 것은 뇌혈관 질환에 따른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동맥류는 △모양 △위치 △연관된 혈관 상태에 따라 시술인 ‘코일색전술’과 수술인 ‘클립결찰술’ 중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 잘 따져야 합니다.
지나치게 큰 뇌동맥류에 코일색전술이 적용되면 뇌경색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서 꾸준히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클립결찰술은 뇌동맥류가 터지지 않도록 클립으로 결찰하기 때문에 재발률이 낮습니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는 “뇌혈관 질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뇌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어서 1차적으로 비침습적인 혈관 내 시술을 고려한다”며 “그러나 코일색전술 적용 시 뇌혈전증과 신경학적인 장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과감하게 수술을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술·수술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의사’ 중요
뇌혈관 질환 수술이 필요한 경우 문제는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 점점 부족해진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형 병원들은 신경과와 신경외과 의사들이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의사’가 포진한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 경희대병원 뇌혈관클리닉 의료진들은 특정 시술이나 수술에만 특화돼 있지 않습니다. 뇌혈관클리닉 의료진 중 한 명인 최석근 교수도 뇌동맥류 명의이면서 △혈관 내 시술 △개두술 △감마나이프 등 뇌혈관 질환 치료법을 모두 섭렵한 ‘하이브리드 의사’입니다.
최석근 교수는 “환자 치료 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직관적이고 빠르게 적정한 판단을 하는 것은 ‘하이브리드’화 된 의사”라며 “경희대병원 뇌혈관클리닉 의료진은 활발한 교류, 현장 교육, 동물실험 등을 이어가며 시술‧수술 구분 없이 모든 의료진이 하이브리드가 되기 위해 노력해서 완성형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의사는 전국적으로 14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경희대병원은 하이브리드 의사를 필두로 연간 뇌혈관 치료 건수 약 600례, 동맥류 300례 이상을 진행합니다.
특히 다른 병원에서 진행할 수 없는 고난도 환자들에 대한 수술을 꾸준히 진행해서 혈관 내 시술 25%, 수술 75%로 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수술 비율이 시술을 상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