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길 위에 돌부리가 튀어나와 있으면 걸려서 넘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신체 조직 어딘가도 변화가 생기면 돌부리처럼 툭 불거져 나옵니다.
특히 여성은 생식 기관 중 하나인 자궁에 근종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입니다.
양성 종양은 신체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대부분 추적 관찰합니다. 그러나 임신을 계획 중인 20~40대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자궁근종은 유산‧난임‧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해서 치료‧관리가 중요합니다.
가임기 여성의 생식기 건강 복병인 자궁근종의 원인과 특징,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치료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 60% ‘무증상’
자궁근종은 자궁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입니다. 전 세계 여성의 3분의 2가 겪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2년 한 해 국내에서 약 62만 명의 여성이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이 같은 진료 환자 수치는 지난 5년간 약 40%나 급증한 것입니다. 특히 연령별 환자 비율은 연령별 환자는 40대>50대>30대 순이어서 젊은 여성에게 많은 것으로 집계됩니다.
국내 자궁근종 환자 증가 및 젊은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는 약 20년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과거 연구를 살펴보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가임기 여성의 자궁근종 유병률은 0.62%에서 2.48%로 4배 증가했습니다.
1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35~39세, 40~44세 연령군의 11년 누적발생률은 각각 22.3%, 21.8%로 매우 높았습니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황우연 교수는 ”늦어진 결혼 및 초산 연령의 영향으로 젊은 여성에게서 자궁근종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30대 후반부터 적극적인 자궁근종 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자궁근종은 발생한 위치와 크기에 따라 △생리 과다 △비정상 질 출혈 △생리통 △빈혈 △어지럼증 △골반통 △하복부 압박감 △배뇨 곤란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황우연 교수는 ”하지만 약 60%는 무증상으로,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으면 조기 진단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자궁근종은 왜 생기는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진 유전자 이상과 호르몬 영향으로 추정합니다. 자궁근종은 폐경 후 더 이상 커지지 않거나 크기가 감소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자궁근종, 개복 없이 ‘로봇‧하이푸’로 제거
과거에는 자중근종이 확인되면 배를 열고 진행하는 개복수술을 통해 자궁근종 또는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방법만이 표준 치료법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함께 결혼‧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궁을 보존해, 가임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황우연 교수는 ”의료기술 발달로 흉터를 최소화하면서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종양만 제거할 수 있는 최소침습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로봇수술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봇수술에 달린 로봇 팔은 사람의 손보다 더 자유롭고, 다양한 각도로 회전이 가능합니다. 특히 3D 입체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사람의 눈보다 더 크게 확대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미세하고 섬세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 로봇수술은 상처가 작아서 미용적 측면에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수술 후 회복 또한 매우 빠르고 통증도 적어 입원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비침습적 치료법으로 로봇수술 외에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HIFU)’이 개발돼 활발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일명 ‘하이푸’ 시술로도 부릅니다.
황우연 교수는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은 돋보기로 태양열을 모아서 종이를 태우듯, 고강도 초음파를 이용해서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방식“이라며 ”전신마취나 절개 없이 진행돼, 당일 시술‧퇴원으로 일상생활 복귀가 바로 가능해서 로봇수술처럼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성 생식 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자궁근종은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야 합니다. 근종이 확인되면 환자 상태에 따라 추적 관찰하거나 제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