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세포암’ 치료 결과는 최신 방법과 과거 방법에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 불가능한 진행성 간세포암에 1차 치료제인 ‘아테졸리주맙-바시주맙’ 면역병용요법과 고전적인 ‘간동맥주입화학요법’의 치료 성적이 비슷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행성 간암 치료 시 기존에 많이 실시한 간동맥항암주입술과 최근 건강보험 적용으로 국내에서 활발히 처방하고 있는 면역병용요법의 성적을 대규모로 비교한 전 세계 첫 연구다.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은 절제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에 최근 도입된 새로운 표준항암치료다.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치료법이 진행성 간암에서 보험이 적용된 후 기존 약제들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치료 반응률이 30% 이상 된다.
하지만 30% 내‧외의 일부 환자에서만 효과가 확인되고 △장기이식 △자가면역질환자 △출혈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선 사용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간동맥항암주입요법은 최근 보고된 임상 연구 결과 진행성 간암의 약 40%에서 반응을 보였다.
※ 간암 고위험군(힐팁 DB)
-40세 이상 만성 B·C형 간염
-오랜 기간 지속한 만성 간염
-간 탄력도 검사에서 심한 간 섬유화 또는 간경변증 진단
-알코올 간경변증
-비알코올 지방간
-간암 가족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교신저자) 교수팀(제1저자 :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은 서울성모병원‧은평성모병원‧의정부성모병원에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 114명과 같은 기간에 간동맥주입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 19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더 정확한 분석을 위해 성향 점수 매칭을 적용했고, 그 결과 두 치료법의 생존율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Cancers’ 8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치료 시 간동맥주입화학요법이 더욱 활발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테졸리주맙’은 PD-L1 이라는 암세포의 표면이나 조혈세포 단백질 결합을 막는 약물이다. ‘베바시주맙’은 VEGF이라는 종양의 발생 시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간동맥주입화학요법’은 대퇴동맥에 항암 주입 포트를 삽입해서 포트를 통해 간동맥으로 세포독성 항암제인 5-플로우로우라실(5-fluorouracil)와 시스플라틴(cisplatin)을 직접 주입해서 주변 정상 간 조직에 비해 5~20배의 농도를 종양에 농축시킬 수 있는 치료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항암제 투여 시 전신 부작용이 적게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
간동맥주입화학요법은 주로 침윤성이면서 간문맥 침범을 동반한 진행성 간암 환자와 경동맥화학색전술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적용한다.
현재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많이 쓰는 치료법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그 활용도가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필수 교수는 “간암 면역항암제는 최근 건보적용으로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비가 많이 낮아지고 치료 효과도 좋은 편이지만 면역항암제가 효과적인 경우는 전체 환자의 30% 정도”라며 “향후 바이오마커 연구를 통해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잘 듣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군을 선별하고, 간동맥항암주입술로 치료해서 효과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