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것 중 하나가 심장 박동입니다. 심장이 멈춘 ‘심장정지’는 사망을 의미합니다.
심장정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고, 병원 내에서도 중요한 사망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병원에서 환자들의 심장정지를 예측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 의료 분야에도 많이 접목되고 있는 가운데, 심장정지 예측프로그램도 개발됐습니다. 최근 길병원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24시간 내 AI 심정지 예측프로그램 ‘팁카스’를 도입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위진 신속대응팀장(심장내과·중환자의학과 교수)의 자문으로 심장정지 원인과 특징, 심장정지를 예측하는 AI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심장정지, 10년 새 100% 증가
심장정지는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 기능이 갑자기 멈춰서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갑자기 발생한 급성 심장정지는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게 됩니다.
심장정지는 환자 스스로 어떠한 조치로 취할 수 없기 때문에 목격자에 의한 빠른 발견과 초기에 심폐소생술 시도 여부 등에 따라 생존율‧회복률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에 따르면 급성 심장정지의 원인은 심인성 질병인 경우가 가장 흔하고 △운수사고 △추락 △목맴 등에 의한 심각한 손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뒤를 잇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1년에 약 2만5000명이 심장정지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심장정지 환자는 2013년 1만2429명에서 2022년 2만4589명으로 10년 새 약 100%나 늘었습니다. 심장정지 환자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비례해서 증가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환자 성별 비율은 남성이 약 64%, 여성이 약 36%로서 남성 비율이 2배 정도 높습니다.
▶환자 활력 징후 ‘딥러닝 기술’로 분석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심정지 예측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의료 인공지능 기업 뷰노가 개발한 ‘뷰노메드 딥카스’입니다.
‘딥카스’는 입원 환자의 △나이 △성별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 주요 활력 징후를 빅데이터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서 분석합니다. 특히 24시간 이내 심장정지 발생 위험도를 0~100점 사이 점수로,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해서 제공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우선 중환자실‧응급실을 제외하고 일반 병동에 24시간 입원하고 있는 만19세 이상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합니다.
이에 따라 일반 병동에서도 중증 환자 발생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고, 심장정지 환자에 대한 신속대응팀 등 전문 의료진이 조기에 투입돼서 환자 안전관리 및 생존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속대응팀 조기 투입 등 환자 안전관리↑
24시간 AI 심정지 예측 프로그램 ‘딥카스’는 환자의 심장정지 발생 위험을 사전에 인지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혁신성을 인정받아서 2021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혁신의료기기 6호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올해 6월에는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로서 처음으로 미국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은 뷰노와 함께 딥카스의 임상적 적용 외에 산출된 데이터를 토대로 예측 정확도 향상 및 중환자실 환자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가천대 길병원 위진 신속대응팀장(심장내과·중환자의학과 교수)은 “첨단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일반 병동에 입원 중인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예측‧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환자실 이송 등 신속한 대처를 시행해서 궁극적으로 환자의 안전관리 및 의료 질 향상을 도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