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여성은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혈색이 변하는 등 생리 시 부정적인 영향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도 생리 증상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수행한 ‘일회용생리대 건강영향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상자 2600여 명이 최근 3개월 동안 사용한 생리용품은 일회용 생리대가 90.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면생리대(4.2%) △탐폰(3.6%) △생리컵(1.8%) 순이었다.
생리대 사용 시 경험하는 생리 증상은 △생리혈색 변화 20.3% △생리통 18.9% △여드름 15.3% △외음부 트러블 14.9% △두통 13.4% △어지럼증이 11.6%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음부 트러블은 가려움증‧짓무름‧뾰루지‧통증 등 4개 증상을 포함한다.
또 생리 증상과 관련 있는 일반요인도 조사했다. 심리요인인 우울장애와 스트레스는 모든 생리 증상의 발생 위험을 높였다. 흡연은 생리통 및 생리혈색 변화, 어지럼증, 두통과 관련 있었다.
질병력 중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자궁근종을 경험한 여성에게서 생리혈색 변화와 어지럼증 발생 응답률이 높았다. 아토피 피부염은 △외음부 트러블 △어지럼증 △여드름 △두통과 관련이 있고, 알레르기 질환은 △어지럼증 △여드름 △두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회용 생리대 사용에 따른 화학물질 노출 수준과 증상 간의 관련성도 검토했다. 그 결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추정 노출 수준이 △생리통 △생리혈색 변화 △외음부 트러블 등의 발생과 관련 가능성을 보였지만, 일회용 생리대 사용에 따른 물리적 자극과 개인의 질병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일회용 생리대 사용에 따른 화학물질 노출 수준은 식약처의 조사 자료와 개인이 사용하는 생리대 종류 및 개수를 고려해서 추정한 값으로, 실제 흡수량을 확인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생리용품 사용과 관련된 인식도 조사에서는 생리용품의 사용에 따른 위험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미세먼지 다음 순위였고, 평균 3.14점으로 보통(3점)에 가까웠다. 아울러 ‘생리용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51.2%로서 정보에 대한 요구가 커서 적극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황계영 환경보건국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일회용 생리대 사용에 따른 화학물질 노출이 여성들의 불편감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한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식약처는 “일회용 생리대에 화학물질이 미량 포함돼 있어도 현재 생리대 사용이 인체에 위해하다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일회용 생리대 사용 시 여성들의 불편감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생리대 소비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2017년부터 실시해온 일회용 생리대 중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저감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정의당 여성위원회에서 2017년 9월에 ‘환경보건법’ 제17조에 따라 일회용 생리대에 함유된 화학물질에 따르 여성의 건강피해 규명에 대해 건강영향조사를 환경부에 청원하면서 추진됐다.
조사는 1차적으로 일회용 생리대 사용과 건강피해의 관련성 예비평가를 위한 단면조사(2018~2019년), 2차적으로 일회용 생리대 사용 및 불편 증상과의 관련성을 평가할 목적으로 하는 패널조사(2019~2021년)로 추진됐다.
단면조사는 전국 표본으로 15세~45세 이하 여성 1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생리용품 사용실태 파악 및 관련 증상에 대해 설문조사 후 결과를 분석했다. 패널조사는 전국 19세~45세 이하 여성 2600여 명이 10개월간 작성한 생리일지를 통해 생리용품 사용과 불편 증상 등 여성 건강과의 시간적 선후관계 및 관련성을 평가했다.
환경부는 "이번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과정에서 12차례의 민관 공동협의회 논의를 거쳤다“며 ”일회용 생리대 사용에 따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노출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생리 관련 불편 증상과 관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어 “다만 이 결과는 역학적 관찰연구로서 화학물질이 생리 증상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인과관계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며 “생리대 사용으로 인한 화학물질 노출과 생리증상간의 통계적 관련성을 살펴본 초기 단계 연구인 만큼, 환경부와 식약처는 추가 연구 검토 등 필요한 조치사항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