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생애주기 동안 남성보다 많은 신체 변화를 겪습니다. 월경‧임신‧폐경을 거치면서 큰 너울처럼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산부인과 문제도 나타날 수 있어서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임신은 여성의 신체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여성과 태아가 모두 건강 하려면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모든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같은 임신‧출산 준비와 관리는 여성만의 몫이 아닙니다. 배우자도 함께 참여해야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부 공동의 과제입니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서연 교수의 자문으로 ‘부부가 함께 준비하는 임신‧출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임신 전 관리’가 중요한 이유
임신과 출산 과정은 한 여성은 물론 가족 구성원들의 인생에도 중요한 삶의 일부분입니다. 임신 관리, 즉 산전 관리는 임신의 진단 후 초기와 추적 관리뿐만 아니라 임신 전 관리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임신 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임신 전 관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임신의 결과를 최대한 좋게 만드는 것이며, 둘째는 여성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임신 전 상담을 통해 임신에 대한 지식을 얻고 올바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돕습니다.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임신에 대한 책임감‧자기주도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임신 전 관리와 검사는 어떤 것이 있고, 무슨 내용을 확인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성
▶임신 전 검사 시기 & 방법
우리나라의 임신 중 계획 임신 비율은 약 50%입니다. 임신을 계획하는 시점을 임신 전 검사의 적합한 시기라고 볼 때 많은 여성이 임신 전 검사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 연구에서 임신 전부터 관리를 받은 산모와 그렇지 못한 산모의 임신 관련 합병증 위험도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관리를 받지 못한 산모는 관리를 받은 산모에 비해 약 1.5배 높은 합병증 위험이 확인됐습니다. 때문에 임신 전 검사는 임신이 가능한 모든 여성에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임신 전 검사는 병원을 방문해서 상담을 받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임신의 위험 요소가 있는지 검토하고, 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진행합니다. 필요한 경우 검사와 치료도 진행합니다.
이런 위험 요소를 확인하기 위해 이전 임신과 관련된 과거력을 포함한 산부인과적인 병력과 그 밖의 내‧외과적인 질환을 검토해서 상담을 진행합니다. 검토할 주요 항목은 △가족력 △생활 습관 △환경적 요소 △사회적 요소 △정신적 요소 등입니다.
상담을 통해 우선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 임신에 적합한 상황인지 판단합니다. 이어 언제 임신을 할 것인지, 임신을 미루어야 한다면 개개인에게 알맞은 피임 방법을 결정해서 권고합니다.
▶임신 전 주요 상담 항목 & 내용
① 나이
임신부의 나이는 임신 합병증과 관련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기 임신은 임신 중 △빈혈 △전자간증 △저체중아 △조산 △영아사망률을 높입니다. 또 성매개 질환 및 약물 남용 등의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면 만 35세 이상 고령임신은 △임신성 당뇨병 △임신 중 고혈압 질환 △태반 관련 이상 △제왕절개 △주산기 사망 △모체 사망 같은 임신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고령임신은 이런 임신 합병증뿐 아니라 태아 염색체에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아직 확실하게 결론을 내기는 어렵지만, 배우자 나이도 염색체의 유전자 변이로 인한 기형아 출산 확률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 임신 연령과 합병증 위험
* 만 19세 미만 청소년기 임신
-빈혈
-전자간증
-저체중아
-조산
-영아 사망률 증가
-성매개 질환
-약물 남용
* 만 35세 이상 고령 임신
-임신성 당뇨병
-임신 중 고혈압 질환
-태반 관련 이상
-제왕절개
-주산기 사망
-모체 사망
-태아 염색체 이상
② 임신 과거력
과거 임신 및 임신 시도 여부와 △유산 △사산 △조산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 △임신성 당뇨병 등 과거 임신 합병증 관련 내용을 확인합니다.
③ 임신에 영향을 주는 질환 & 약물
임신의 영향을 받는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 등을 확인하고, 임신 합병증 위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 있는지 검사합니다. 아울러 기존 질환이 있으면 잘 조절되는지 평가합니다.
또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정보를 파악해서 최대한 태아에게 해가 되지 않는 약물로 최소한 복용할 수 있도록 조정합니다.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염성 질환에 대한 감염 및 면역 여부도 확인해서 필요한 경우 치료 및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④ 유전 질환 등 가계도
유전적인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유전 질환을 확인합니다. 또 혈전 관련 질환을 포함한 내과 질환, 정신지체, 유산 등에 대한 가계도 평가가 필요합니다. 가계도 평가는 여성과 배우자 모두 2족 이내의 혈족까지 범위를 넓혀서 진행합니다.
⑤ 평소 생활습관
영양 섭취, 운동 등 평소 생활습관도 점검해서 건강한 임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영양 섭취와 관련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며, 채식주의이거나 별난 음식을 좋아하는 이식증 등 식사 관련 특이사항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또 신경관결손아의 위험을 막기 위해 임신 계획 한 달 전부터 엽산을 복용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엽산 용량은 여성의 병력 및 과거력에 따라 결정합니다.
⑥ 환경적‧사회적 요소
환경적‧사회적 요소에 대한 평가도 진행합니다. 이 경우 여성과 배우자 모두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유해‧오염 물질인 중금속‧플라스틱‧살충제 노출 여부, 술‧담배 습관, 마약제재 복용 경험 등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태아에 대한 위험이 입증된 것들이어서 평가를 받고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
남성
▶예비 아빠의 임신 전 관리 중요성
여성의 임신 전 관리의 필요성이나 방법에 대한 부분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배우자의 임신 전 관리는 필요성에 비해 관심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배우자도 여성과 함께 생명 탄생에 절반의 책임을 갖고 있으며, 남성의 임신 전 관리도 여성처럼 건강한 임신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난임 부부의 원인 중 약 30%는 남성에게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남성 난임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고령 △비만 △질병 △수술 △환경적 요소 등에 따른 생식능력 감소입니다
때문에 남성의 임신 전 관리에선 △나이 △유전 질환을 포함한 질병력 △복용 약물 △수술력 △가족력 △비만 △사회경제적 요소 △환경적 요소 등을 검토합니다.
남성의 임신 전 관리에서는 우선 담배‧술 등 위험 물질을 남용하고 있는지 생활습관 평가를 진행합니다. 남성의 흡연은 임신부에게 간접흡연을 일으켜서 유산 위험을 높이고, 니코틴 형태로 정자에 전달돼 유전자 돌연변이나 염색체 이상을 일으킵니다.
음주는 발기부전을 부르고, 기형 정자를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성적인 음주는 간 및 남성호르몬 대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많이 섭취하는 스테로이드도 과도한 남성호르몬을 생성해서 △불임증 △고환 위축 △무정자증을 부추깁니다.
※ 남성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임신에 미치는 악영향
* 흡연
-니코틴 형태로 정자에 전달돼 유전자 돌연변이 및 염색체 이상 발생
-임신부의 간접 흡연으로 인한 유산 등의 임신합병증 위험 증가
* 음주
-발기부전 및 기형 정자 발생
-간 및 남성호르몬 대사에 악영향
* 스테로이드 섭취
-과도한 남성호르몬 생성
-불임증, 고환 위축, 무정자증 발생
▶남성의 임신 전 필수 검사 항목 & 엽산 복용
임신을 계획하고 있으면 남성의 영양 관리도 중요합니다. 아연과 엽산이 대표적입니다. 이 같은 항산화제는 정자에 산화스트레스와 DNA 손상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엽산은 임신 3개월 전부터 남성‧여성 모두 복용토록 권고하며, 남성의 엽산 복용은 여성처럼 태아의 신경계 기형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성인 남성의 1일 엽산 권장량은 400µg입니다. 하지만 실제 섭취량은 1/3 정도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서 추가적으로 200~300µg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항산화제와 미량 원소 보충에 대한 것은 아직 의학적인 근거가 부족합니다.
아울러 신체 검진을 통해 추가적인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정자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간 기능검사 △매독‧에이즈 같은 성매개 질환에 대한 검사는 필수 항목입니다.
※김서연 교수의 Pick!
“부부가 함께하는 임신 전 관리는 건강한 임신과 함께 여성 배우자의 임신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주체적으로 건강한 부모가 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도움말 :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서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