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은 신체 체온 조절을 비롯해 항균, 보습, 각질 제거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땀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다한증 때문에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한증은 땀 조절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반응하면서 과도하게 땀이 분비되는 증상입니다. 전신다한증과 신체 일부분에 나타나는 국소다한증으로 나뉩니다.
특히 국소다한증 중 얼굴과 머리에서 땀이 많은 ‘두한증’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주고, 대인기피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정희재 교수의 도움말로 두한증의 원인과 특징, 한의학적 개선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열 발산 문제로 발생하는 ‘두한증’
얼굴과 머리에서 땀이 많이 분비되는 ‘두한증’. 증상이 심하면 비가 오듯이 흐르는 땀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식사를 할 땐 정수리에서 시작된 땀이 목을 타고 흐릅니다. 때문에 두한증이 있는 사람은 매콤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게 됩니다. 두한증이 있으면 머리카락이 흠뻑 젖을 뿐만 아니라 상의까지도 적십니다.
과거에는 다한증을 ‘신체 허약’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생각해서 몸을 보하는 한약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원인을 ‘호흡기능’에서 찾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폐로 숨을 쉬고 내뱉는 호흡과 피부호흡을 통해 체온을 조절합니다. 이 기능이 약해지면 몸의 체열 발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서 땀이 많이 나는 것입니다.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정희재 교수는 “두한증 환자의 경우 몸의 허약함보다 열 발산이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코 안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코로 호흡하기보다 입으로 호흡하는 경우가 많고, 체지방률도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다한증 환자의 한의학적 분류
-습담형(濕痰型)
-열형(熱型)
-기허형(氣虛型)
▶코 호흡 개선 및 면역력 증강 필요
경희대한방병원에서 두한증과 수족다한증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코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두한증 환자의 비염 점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을 뿐만 아니라 코 점막이 건조하고 부어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희재 교수는 “입으로 호흡하는 두한증 환자의 코 호흡 기능을 개선했더니 머리에서 땀이 나는 증상이 나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다한증클리닉에선 체성분, 체열, 수양명대장경 등 3가지 검사를 통해 다한증 환자를 △습담형(濕痰型) △열형(熱型) △기허형(氣虛型)으로 분류합니다.
진단 후 코 내시경을 진행해서 기능 상태를 파악하고, 침‧한약 치료를 진행합니다. 몸에 열이 많으면 백호탕, 전신기능이 떨어졌으면 육미지황환, 심혈이 부족하면 보혈안신탕, 상하기도의 염증 정도에 따라 형개연교탕과 쌍화탕을 처방합니다.
※다한증 환자의 증상별 한약 처방
-몸에 열이 많으면 ‘백호탕’
-전신기능이 떨어졌으면 ‘육미지황환’
-심혈이 부족하면 ‘보혈안신탕’
-상‧하 기도의 염증 정도에 따라 ‘형개연교탕 & 쌍화탕’
과도한 땀 분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면역력 증강’입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평소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부족은 체중 증가를 부르고, 몸의 불순물인 습담(濕痰)을 쌓이게 합니다. 습담이 쌓이면 신체 기혈순환이 떨어지면서 체열 불균형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땀을 줄이기 위해 찬 바람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온이 1도 낮아지면 신진대사와 백혈구 활동이 저해돼 면역력이 30% 이상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너무 많은 땀 배출 줄이는 생활요법
-걷기나 가벼운 조깅을 일상화해서 호흡기능을 강화한다
-비만하면 몸 안에 불순물인 습담(濕痰)이 쌓이기 때문에 체중을 조절한다
-카페인은 정신적인 긴장을 일으키기 때문에 카페인 함유 음료를 피한다
-술은 몸 안에 열과 습담을 만들기 때문에 절주한다
도움말 :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정희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