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증‧협심증 등으로 갑자기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급성 심부전 여부를 목소리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을 접목한 결과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이지은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11일부터 13일까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2023년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AHA Scientific Sessions 2023)’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해, 최우수 연제상인 ‘폴 더들리 화이트 국제 학자상(Paul Dudley White International Scholar Award)’을 수상했다.
미국심장학회는 세계 심장학 분야를 선도하는 권위 있는 학회다. ‘폴 더들리 화이트 국제 학자상’은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석좌교수이자 미국심장학회 창립자인 심장학의 대가 ‘Dr. Paul Dudley White’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미국심장학회 주관 학회에서 발표된 최우수 연제에 수여한다.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의 폐울혈 상태 반영 음성 특징 탐색 : 인공지능 음성 분석 파일럿 연구(Voice as a Biomarker to Detect Acute Decompensated Heart Failure: Pilot Study for the Analysis of Voice Using Deep Learning Models)’ 주제를 구연 발표해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급성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서 혈액이 전신에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정체돼, 부종을 일으키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폐부종에 따른 호흡곤란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하면 사망률이 높아서 초기에 발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급성 심부전을 모니터하기 위한 방법들은 침습적이며, 반복 측정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때문에 비침습적이고 안전하며, 비용이 낮으면서도 반복적으로 정확하게 폐울혈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폐부종 악화 및 호전 상태를 반영하는 음성적 특징을 탐색‧발굴했다.
이어 딥 러닝 모델(Deep learning models)을 학습시켜서 급성 심부전을 초기에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서 목소리의 잠재적 가능성을 살폈다.
그 결과 목소리로 분류한 환자 상태와 실제 환자 상태는 85%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지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 심부전을 미리 탐지할 수 있는 비침습적이고 유용한 바이오마커로서 목소리의 활용 가능성과 유용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추가 연구를 진행하면 심부전 환자들이 심각한 급성 심부전에 빠지기 전에 미리 탐지해서 사망률‧입원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의대‧공대 융합연구 과제로 선정돼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고한석 교수 연구팀(김관태‧함인성 연구원)과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